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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의 나에게 가가와 도요히코는 꿈이었고 전설이었다. 그가 쓴「나 는 왜 크리스챤이 되었는가?」라는 문고판 소책자를 외우다시피 읽어 그 책 이 허물릴 정도였다. 그의 삶과 헌신을 부러워하였고, 병든 몸으로 이웃을 사랑한 그 사역을 흠모하였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병약한 몸이었다.‘부잣집 막내아들’이라는 라벨을 달았으나 늘 외로움 속에 사는 소년이었다. 행동보다 머릿속의 꿈으로 나를 그려가는 환상속의 존재였다. 그래서 꿈도 자주 변하였다. 어릴 때는 목사가 되고 싶었다. 좀 더 자라서는 학자가 되고 싶었고, 그 후에는 시인이 되고 싶 었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이세 가지 꿈이 모두 이루어졌으나 무언가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미완성의 존재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 지난날을 성 찰하면서 어릴적 가슴에 품었던 가가와 도요히코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머리말 …… 5 제1부 그의 생애 제1장. 고향 그리고 어린 시절 17 Ⅰ. 그의 부모 17 1. 아버지 가가와 준이치(賀川純一)와 이소베(磯部)가문 18 2. 가가와 도요히코의 친어머니 가메 19 Ⅱ. 고독한 어린 시절 21 1. 고베에서의 유년 시절 21 2. 양어머니와 할머니 23 3. 요시노강 유역 25 4. 호리에심상(堀江尋常)소학교 26 Ⅲ. 도쿠시마중학교 31 1. 기숙사에서 하숙으로 32 2. 로간과 마야스 선교사 35 3. 병고와 입교(入敎) 38 제2장. 신학의 꿈을 안고 46 Ⅰ. 메이지학원 시절 46 1. 기이한 행동을 많이 하는 독서가 47 2. 좋은 친구와의 만남 49 3. 지방신문에서의 평화 논쟁 54 Ⅱ. 고베신학교 시절 59 1. 비참한 투병 생활 59 2. 절망에서 희망으로 67 3. 가난한 자들 속에서 69 가가와 도요히코 연구 6 Ⅲ. 프린스턴 유학시절 83 1. 열심히 공부한 2년 84 2. 약자를 위하여 86 제3장. 가난한 자의 벗이 되어 88 Ⅰ. 노동운동 88 1. 빈민촌에서의 구빈 활동 89 2. 노동운동의 기수 91 3. 보통선거운동 94 4. 대동맹파업 주도 96 Ⅱ. 농민운동 99 1. 농민조합 100 2. 협동조합 103 3.「 사선을넘어서」, 그책의의미 104 제4장. 섬기는 삶의 길을 찾아서 110 Ⅰ. 관동대지진과 자원 ...봉사 110 1. 자원봉사의 시작 110 2. 도쿄에서의 사역 112 Ⅱ. 세계를 향하여 113 1. 예수의 친구회 113 2. 신혼여행과 아들의 출생 114 3. 해외전도에서의 명성 117 4. 농민복음학교와 복합농업 119 Ⅲ. 평화운동 121 1. 미국의 가가와 도요히코 후원회 121 2. 하나님의 나라운동 122 3. 전국비전(非戰)동맹 124 4. 반전(反戰)운동과 좌절 127 제5장. 생명 다하기까지 136 Ⅰ. 새로운 일본의 건설을 위하여 136 1. 새로운 일본건설운동 136 2. 전후 첫 해외전도 139 3. 브라질 전도 140 Ⅱ. 세계 여러 나라의 평화운동 142 1. 세계연방 아시아회의 의장으로 142 2. 노벨평화상 후보가 되다. 144 3. 국제협동조합의 제창 146 Ⅲ. 마지막 사역 147 1.『 우주의목적』저술 148 2. 평화를 바라는 기도 149 제2부 그의 사역 제6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빈민운동 155 서론: 왜 가가와 도요히코인가? 155 Ⅰ. 가가와의 빈민운동의 생애사적 특성 156 1. 가계적 흐름 156 2. 질병과의 투쟁 157 3. 헌신의 계기 159 Ⅱ. 가가와의 빈민운동의 실천적 양상 160 1. 슬럼가의 생활 160 2. 삶으로서의 전도 163 3. 빈민구호운동 165 Ⅲ. 가가와의 빈민운동의 학문적 탐구 168 1.『 빈민심리의연구』 169 2.『 사회악과의싸움』 172 3.『 인간성상실과인격회복』 176 결론 184 제7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노동운동 186 서론: 20세기 초 일본의 노동 현장 186 Ⅰ. 빈곤과 노동운동 187 1. 노동조합의 필요 187 2. 노동운동에의 헌신 191 3. 노동자 해방을 위한 호소 195 Ⅱ. 노동운동의 실천 203 1. 이론적 배경 204 2. 노동현장의 실천 208 3. 미쓰비시 대쟁의 217 Ⅲ. 노동운동의 한계와 결별 223 1. 노동운동의 현실 224 2. 노동운동의 한계 229 3. 노동운동과의 결별 233 결론: 가가와의 한계와 변모 238 제8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농민운동 240 서론: 농촌의 아들 240 Ⅰ. 농민운동에의 헌신 241 1. 노동운동에의 실망 241 2. 스기야마(杉山)와의 만남 242 3. 농민운동의 온건성 244 Ⅱ. 농민운동의 이론적 탐구 245 1. 농민해방론 245 2. 하층 농민의 궁핍 해방 248 3. 저서에 나타난 농촌 이미지 251 Ⅲ. 농민운동의 실천 253 1. 농민조합의 결성 253 2. 농민복음학교의 설립 260 3. 무산정당과 협동조합 267 결론: 농촌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 278 제9장. 가가와 도요히코의‘하나님의 나라 운동’ 280 서론: 새로운 형태의 전도운동 280 Ⅰ. 하나님의 나라운동의 배경 280 1. 일본사회의 퇴폐상 281 2. 신학적 배경 284 (1) 사회악과의 싸움 284 (2) 하나님 나라의 실현 286 3.‘ 100만인구령운동’ 288 Ⅱ. 하나님의 나라 운동의 전개 293 1. 일본교회의 재생운동 293 2. 전국적 전도운동 296 3. 가가와의 헌신적 사역 300 Ⅲ.‘ 하나님의나라운동’의결과 302 1. 전동운동의 확산 302 2.‘ 신일본건설운동’전개 307 3. 학문적 탐구 313 결론: 가가와의 전도운동의 특성 322 제10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세계평화운동 324 서론: 전쟁과 평화의 기록 324 Ⅰ. 가가와의 평화론의 형성 324 1. 청년기의 평화론 325 2. 초기의 평화론 327 3. 평화실현 방법론 329 Ⅱ. 가가와의 평화론의 정립 334 1. 신평화론 334 2. 세계국가론 338 3. 세계연방정부 건설운동 341 Ⅲ. 가가와의 평화론의 반응 349 1. 가가와에 대한 평가 349 2. 노벨평화상 사건 353 3. 평화를 위한 기도 354 결론 : 사랑만이 힘이다 356 가가와 도요히코 연구 10 제11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전도운동 357 서론: 왜 전도자가 되었는가? 357 Ⅰ. 청년시절의 전도 360 1. 신학생 시절의 순회전도 360 2. 신가와에서의 빈민전도 364 3. 어린이 전도 366 Ⅱ. 일본을 위한 전도 368 1. 가난을 극복하는 전도 369 2. 하나님의 나라 운동 372 3. 신일본건설 그리스도운동 373 Ⅲ. 세계를 위한 전도 380 1. 중국 전도 380 2. 미국과 캐나다 전도 382 3. 세계 전도 387 결론: 전도로 일관된 생애 400 제12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기도운동 402 서론－기도의 사람 402 Ⅰ. 저서에 나타난 기도 404 1. 시가집(詩歌集)에 나타난 기도 404 2.「 사선을넘어서」와기도 409 3. 여러 저서들에 깔린 기도 412 Ⅱ. 가난 구제를 위한 기도 413 1. 신가와(新川)의 기도 414 2. 관동대지진에서의 기도 415 3. 가난과 질병에서의 기도 417 Ⅲ. 평화를 위한 기도 418 1. 전도운동을 위한 기도 418 2.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 420 3. 사랑의 실천을 위한 기도 422 결론 423 제3부 그의 사상 제13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신학사상 427 서론 427 Ⅰ. 가가와 신학의 배경 428 1. 남장로교 선교사들과의 만남 428 2. 미국 남장로교회의 신학의 특성 433 3. 가가와의 신학훈련 440 Ⅱ. 가가와 신학의 새 모델 448 1. 가가와의 대중주의와 남장로교회의 비판 448 2. 가가와의‘신학무용론’과‘실현의 신학’ 449 3. 사회운동의 근거로서의‘성육신 신학’ 455 Ⅲ. 가가와 신학의 적용 457 1.‘ 하나님의나라운동’의신학적적용 458 2. 대중주의의 탈교회성 464 3. 신앙문제에 대한 4부작 466 결론 471 제14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교육사상－유아교육을 중심으로 472 서론: 어린이를 사랑한 사람 472 Ⅰ. 가가와 도요히코의 교육사상 474 1. 가가와의 어린이 관 475 2. 가가와의 어린이 교육론 476 3. 교육을 통한 사회개조 479 Ⅱ. 가가와 도요히코의 교육실천 480 1. 유아교육연구실 450 2. 일요학교 교육 481 3. 예수단(團) 교육 482 Ⅲ. 가가와 도요히코의 교육적 공헌 483 1. 연구와 저서들 483 2. 예수단 유아교육 484 가가와 도요히코 연구 12 3. 운주사의 교육사역 486 결론: 어린이는 우리의 꿈이다. 488 제15장. 가가와 도요히코의 저술활동 491 서론－저술가 가가와 도요히코 491 Ⅰ. 저작 활동의 시대구분 494 1. 젊은 시절 494 2. 일본의 지도자시절 497 3. 세계적 활동가시절 501 Ⅱ. 가가와의 저서 분류 503 1. 종교서적 503 2. 논설 505 3. 문학 506 4. 번역서 508 Ⅲ. 가가와 저서의 특성 510 1. 기독교 도서들 510 2. 논설서 516 3. 문학서 518 결론: 가가와 저술의 특이성 520 참고문헌 …… 527 연보: 가가와 도요히코의 해적이 …… 529

머리말 소년시절의 나에게 가가와 도요히코는 꿈이었고 전설이었다. 그가 쓴「나 는 왜 크리스챤이 되었는가?」라는 문고판 소책자를 외우다시피 읽어 그 책 이 허물릴 정도였다. 그의 삶과 헌신을 부러워하였고, 병든 몸으로 이웃을 사랑한 그 사역을 흠모하였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병약한 몸이었다.‘부잣집 막내아들’이라는 라벨을 달았으나 늘 외로움 속에 사는 소년이었다. 행동보다 머릿속의 꿈으로 나를 그려가는 환상속의 존재였다. 그래서 꿈도 자주 변하였다. 어릴 때는 목사가 되고 싶었다. 좀 더 자라서는 학자가 되고 싶었고, 그 후에는 시인이 되고 싶 었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이세 가지 꿈이 모두 이루어졌으나 무언가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미완성의 존재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 지난날을 성 찰하면서 어릴적 가슴에 품었던 가가와 도요히코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1996년부터 일본 고베신학교 초빙교수로서 일 년에 몇 차례씩 고베에 가서 강의할 때마다 학교 1층에 있는 서점에 매일 들려 가가와 도요히코에 관한 자료들을 찾고 모으기 시작하였다. 또 도서관의 자료와 신가와(新川)에 있는 「가가와 도요히코 기념관」의 여러 자료를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가와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하였고, 그 결실로 본서를 선 보이게 되었다. 본서는 모두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그의 삶’을 다루었는데 주를 달지 않고 생애사를 썼고 제2부는 ‘그의 사역’과 제3부는‘그의 사상’은 논문체로 서술하였다. 가가와 도요히 코 연구의 종합적 결산으로 방대한 양의 저서가 되었다. 이 책에 있는 글들 중에는「신학지남」을 비롯한 전문적 학술지에 게재된 것도 있고, 저자가 새롭게 발표하는 것도 있다. 독자의 양해를 구하는 것은 생애, 사역, 사상으로 나누다 보니 일부 중복되는 내용도 있으나 한 사람을 여 러 관점에서 조명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본서가 나오는데 여러 고마운 손길들의 도움에 감사를 드린다. 특히 일본 의 많은‘가가와 도요히코 연구가’들의 선행연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 감사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몇 안 되는 가가와 도요히코 연구가 들이 모여「한국 가가와 도요히코 학회」조직이 논의되었으나 이 일을 주도 하는 젊은 목사가 갑자기 소천하여 더 추진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이 분야 연구의 기초를 닦는다는 점에서 본서를 간행하는 것이다. 또 방대한 양 의 원고를 타이핑한 사랑하는 손길에도 감사드린다. 본서를 통해 하나님 홀로 영광받으시고, 이 땅에도 가가와 도요히코 같은 헌신자들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2023년 가을을 기다리며 혜강 김남식 제1장 고향 그리고 어린 시절 고향이란 그리움의 장소이다. 떠나 있으나 항상 가슴 속에 살아있고, 혼자 있으나 함께 있는 환상의 마을이다.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에게도 이것은 예외가 아니었다. I. 그의 부모 가가와 도요히코의 고향 도쿠시마현 이타노군 호리에무라 히가시 우마츠 메(德島縣板野郡堀江村東馬詰)는 아산산맥의 남쪽에 펼쳐진 요시노강의 충적평야 한 가운데 있다. 오늘날은 오오아시쵸 히가시 우마츠메라고 불리 는 지역이다. 시고쿠의 사부로 요시노강은 도쿠시마 평야를 가로지르는 큰 하천인데, 예로부터 범람이 되풀이되는 곳이다. 중류와 하류에는 비옥한 농 토가 있는 길이가 약 25km인 하천이다. 도요히코가 살았던 곳은 요시노강 지류의 북쪽이었다. 히가시 우마츠메 일대는 요시노강 하구와 가까운 곳으로 낮은 습지가 많아서 수리 시설에 유 리하고, 기후도 온화하여 옛날부터 농업이 발달하였다. 메이지 중엽...까지는 쌀과 보리, 염색업도 번성하여 에도시대부터 부유한 농가가 많았다. 특히 히 가시 우마츠메에는 마미야(間宮), 반도우(板東), 가가와(賀川)의 세 가문이 이 지방의 부자였는데, 마미야는 돈 부자, 반도우는 땅 부자, 가가와는 딸부 자로 알려졌다. I. 아버지 가가와 준이치(賀川純一)와 이소베(磯部) 가문 도요히코의 아버지 준이치(賀川純一)는 1849년 3월 17일 히타노군(板野郡) 다이코우무라(大幸村)에서 출생하였다. 이 지방에서 대대로 술장사를 하는 이소베 가문의 당주인 유우 고로우(柳五郞)의 3남이었다. 고로우에게 는 7남 1녀가 있었는데 가업은 장남이 이어가고 동생들은 각각 다른 가정에 양자가 되거나 출가하였다. 3남인 준이치도 15세 때 가가와 가문의 데릴사 위가 되었다. 이소베 가문은 그 지방의 명망가였다. 가업을 이어 받은 장남 타메기치(爲吉)는 호탕하며 남의 일을 잘 돌보아 주는 성격으로 1873년 미요시군(三好郡) 야마시로타니(山城谷)에서 징병령에 반대하는 소동을 진압시켜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다. 그리고 도쿠시마현이 고치현에 합병되었던 1879년에 고 치현 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의장이 사퇴한 후 부의장에서 의장에 취임 하였다. 그는 고치현에서 도쿠시마현을 분리시키는 운동을 전개하고 이를 성사시켜 도쿠시마현 의회 의장으로 활약하였다. 아우인 준이치도 형 못지 않은 열혈한으로서 가가와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후 가업은 돌보지 않고 공 부나 정치 운동에 열중하였다. 준이치는 자유민권운동이 성행할 당시 정치 결사인 지죠사(自助社) 유력 한 멤버로 활약하다가 뜻을 품고 아내 미찌를 데리고 상경하였다. 그는 뛰어 난 재능을 인정받아 원로원 곤쇼(權少) 서기관이라는 중앙의 관리로 임명되 었다. 그러나 1875년 지죠사가 발행한 추유쇼(通諭書)라는 국회 개설을 약속하는 조칙의 주석서 내용이 문제가 되어 담당자로서 책임지고 사퇴하여 도쿠 시마로 돌아갔다. 귀향 후에도 능력이 인정되어 도쿠시마현이 확정되기 전의 묘우도우현(名東縣) 다카마츠 지청장과 고치현 도쿠시마 지청장 등의 요직 을 거쳤다. 이는 현재의 시장이나 지사에 해당하는 요직이었다. 얼마 후 정계에서 은퇴하여 요꼬하마에서 이식(利殖－일종의 금융업) 사 업에 종사하였으나 고베에 생활의 터전을 정하고 운송업인 가가와 회조점 (해운업자와 하송인 사이에 화물 운송에 관한 일을 하는 가게)을 경영하였는 데 당시 튀르키예(터키)의 목조순양함 엘도구를호의 유품 인양에 주력하여 튀르키예(터키) 제국에서 훈장을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준이치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게 된 1892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병사하였다. 그 때 도 요히코의 나이는 4세였다. 2. 가가와 도요히코의 친어머니 가메 준이치가 데릴사위가 된 가가와 집안도 대지주였다. 양부 모리헤에의 아 버지인 가가와 소자에몬은 히타노군 내의 쇼우야(莊屋)에 20년 이상 근무하 여 19개 마을 소우야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또 나가하라우라(長原浦)의 측량 이나 한도가와(板東川)의 치수 등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소자에몬의 뒤를 이은 모리헤에는 2명의 딸이 있었다. 동생 히사는 근처의 마미야 집안에 출가하여 1남 4녀를 두었고, 언니 미찌 는 데릴사위로 들인 준이치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는데 모두 생후 1년 안에 병사하였다. 도요히코와 그의 형제자매는 모두 미찌가 낳은 자식이 아 니었다. 가가와 도요히코의 생모는 가메라는 여성이었다. 가메에 대해서는 자세 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마스에라는 이름으로 연회석상에 나온 그녀를 준이 치가 사랑하여 함께 동거하게 되었다. 가메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하며 남겨진 편지들을 보면 상냥한 성품과 높은 지성미를 갖추었다고 한다. 메이지 유신의 격동 중에 몰락한 어느 사족의 딸이라는 설도 있다. “나는 친어머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가가와 도요히코가 후일에 한탄할 정도로 그녀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당시 가가와 회조점과 거래한 도쿠시마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보면 다음과 같다. “가메 여사는 어린 것을 업고 상냥하게 손님을 접대하며 피로한 그들 을 위로하였다. 저녁이 되면 부뚜막에서 불을 피워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서 분주하게 일하였다. 틈틈이 가게에서 일하는 어린이의 글씨 공 부를 지도하였다. 이 모습에 감동한 주민들이 마을의 자랑으로 삼았다” (요코야마 하루이치(橫山春一)「가가와 도요히코 연구자료」). 이 이야기에서 가게 일이나 가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그의 어머니 모습이 돋보인다. A. C. 쿠누텐의 박사 논문인“해방의 예언자－일본 사회사 에서 본 가가와 도요히코 연구”에 의하면 가메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가가와 도요히코 집안은 명문가였으나 그의 생모는 그런 계급 출신 이 아니었다. 그녀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흐트러짐이 없고 재 능 있는 여자였다고 한다. 그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기생이 되었 다. 어머니의 예술적 재능과 학대받고 괴롭힘을 당해서 육체가 건강하 지 못한 점이 자식에게 전해졌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도요히코 의 어머니가 그에게 준 것은 예술적 재능과 육체의 허약함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견딜 수 있는 용기도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요히코 의 파란만장한 72년의 생애를 보면 탁월한 두뇌와 행동력을 함께 지닌 아버지의 피와 병약한 몸을 극복하며 평생 타인을 위해 봉사한 상냥한 어머니 피의 소산이라고 생각된다.” II. 고독한 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수채화 같은 추억의 시기이다. 가가와 도요히코 는 슬픈 출생의 자취를 안고 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그의 70평생의 모체가 되었으니 이것을 조명해 보는 것은 매우 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 고베에서의 유년 시절 가가와 도요히코는 1888년 7월 10일 고베에서 준이치와 가메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도요히코라는 이름은 아버지 고향에 있는 오오아사히고 신사(大麻古神社)의 제신(祭神)이었던 도요우케 히메노미고토(豊受?尊)와 사루타 히코노미고토(猿田彦尊)에서한자씩 따서 지은 것이다. 가가와 회조점은 글공부를 좋아한 준이치가 젊은 시절 공부한 한코우 쵸 우쿄우칸(瀋校長久館)의 친구 곤도 렌페이(近藤平?)의 후원 아래 비교적 번창하였다. 곤도는 실업계에서 활약하였는데 후일 일본 우편선 사장이 된 실력가였다. 도요히코는 4세까지 고베에서 자랐는데 그 시기에 대한 자료는 없다. 그 자신이“나는 어머니에 대해 알지 못한다.”라고한 것도 당연한것 같다. 후 일 그는 도쿠시마 시절 형 탄이치(端一)가 경영하는 고베의 가가와 회조점에 다녀온 인상을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다. “여름 방학이 되면 형은 나를 고베까지 데리고 갔다. 그 곳은 시골과는 전혀 다른 곳이어서 깜짝 놀랄 뿐 아니라 큰 기선도 보았다. 서양인 선 장도 보았고 기차도 처음 타 보았다. 환등기라는 것을 처음 보았으나 가장 즐거웠던 것은 와다미사키(和田岬)에 있는 박물관이나 수족관에 가는 것이었다. 일본 우편선의 큰 배에 짐을 실을 때 문지기를 도와서 하물 수량이 틀리지 않도록 헤아려 주기도 했다. 당시 고베에는 전기 시설이 없었고 석유등의 호야 청소도 하였는데 석유등도 신기하였다. 아와(阿波)의 농촌에서는 유채씨 기름으로 불을 밝히고 있었다.” 그의 출세작이 된『사선을 넘어서』의 도입부에 있는 고베에 대한 묘사는 사물에 대한 그의 강렬한 인상에 기초한 것이라 짐작된다. 추측이지만 유년 기를 보낸 고베의 정경을 상상케 하는 것으로 아마미야 에이이치(兩宮榮一) 는「히가시 고마가타교회 월보」제 56호에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김남식 [저]

일본 와까야마에서 출생하였으며, 고신대학교, 단국대학교 문리대, 중앙대학교 대학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육을 받았고,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을 전공하여 선교학 석사와 선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텔렌보쉬 대학교(University of Stellenbosch)에서 선교학을 전공하여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박사는 미국장로교(PCA)에서 목사장립을 받고 미국 월밍톤 한인장로교회, 인천 청농교회, 서대문장로교회, 카바난트 일본인 교회에서 시무하였다. 「기독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하였으며, 계간전문학술지 「상담과 선교」를 간행하였고, 지금은 주간 「크리스챤 타임」과 「기독신보」 논설고문으로 섬기고 있다. 현재 국제성시화운동본부 고문, 일본복음선교회 고문, 중화복음선교회 회장으로 선교사역에 헌신하며, 일본 고베신학교 초빙교수, 캐나다 Trinity Western University의 Northwest Baptist Seminary 초빙교수, 미국 킹스대학교 방문교수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장로교신학사상사」를 비롯한 82권의 저서와 「칼빈주의 예정론」 외 38권의 역서가 있다. 김 박사는 한국장로교사학회 회장으로 기독교역사의 정립에 노력하고 있으며, 또 순교자 김정복 목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한국교회역사자료 박물관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목양문학회 회장, 총신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출판문화상 저술상」과 「목양문학상」과 「총신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저서 「40년의 벽을 넘어, 보수신학자와 진보운동가의 역사대화」가 ‘2006년도 문화관광부 우수도서’에 선정되었다.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학자, 전도자, 저술가, 언론인, 시인 그리고 문명비평가로서 끝없는 사역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