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인 시인의 시집 『너랑 하려고』가 시작시인선 048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21년 『문학저널』로 등단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쉼 없이 네가 희망이면 좋겠습니다』가 있으며, 에세이로는 『비가 내리는 날에는 여우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의 존재방식』 등이 있다.
에세이를 통해 사랑이 우리의 존재 방식이라 말한 바 있는 백우인 시인은 이번 시집 『너랑 하려고』에서 사랑의 본질과 이유들을 끊임없이 들여다본다. 해설을 쓴 전해수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백우인의 ‘사랑의 물리학’, 혹은 ‘사랑의 신학’ 그리고 이를 통해 마침내 시인이 규명하려 한 ‘우주적 사랑’으로서의 ‘당신’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사랑을 위한, 사랑에 의한, 사랑의, 언어들은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서로를 포옹하고 온몸이 으스러질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서로를 끌어안는다. 삶의 모든 순간을 오직 ‘너랑 하려’는 시인의 몸부림은 허무를 벗어던진 자유로운 날갯짓이 되어 시 속을 유영하고 있다.
추천사
“문장”에 대한 백우인 시인의 관심은 책을 늘 곁을 두고 사는 학자적 고민과 방향성을 답보하고 있다. 시인은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해 보려는 의지를 “문장”이라는 단어로 펜 끝에 눌러쓴다. 책 속의 어떤 한 문장이 시인의 존재를 흔들고 세상의 목소리를 담아낸다면, 이 또한 시인이 꿈꾸는 ‘사랑’의 방식이 실현되는 것이기도 할 터이다.
-해설 중에서
제1부
허그 13
잠수종 속으로 14
당신은 1 15
타원궤도 16
태초에, 나는 18
너랑 하려고 1 20
달항아리와 나비 23
눈 내리던 날에 24
어떻게 괜찮아요 26
노을의 시간 27
어디 있어? 28
분실물 30
홑겹 31
제2부
나비의 어떤 위반 35
지리산의 마음 36
아주 먼 옛날, 우리는 38
천 개의 그리움으로 부는 40
관능적인, 너무나 관능적인 42
불면과 호명 44
눈의 온도 46
지리산에서 47
나는 언제나 ‘너’ 이후에 온다 48
고백 49
메멘토 모리 50
그마저가 아니어도 52
비망록 53
제3부
어쩌자고 너는 내게 오는가 57
서가書架에서 58
태양 속으로 간 애벌레 60
바늘 비 내리는 61
빈손인 날의 아카시아꽃 62
티라미수 처방전 63
달리고 있는 소년에게 64
흙을 긁는 66
외출 중에 68
오래전, 너는 70
고등어와 기차역 72
비어 있는 통화 74
제4부
단풍잎 떨어지던 날 79
엔트로피 80
어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81
당신은 2 82
북한산 83
진실 84
말의 타락 85
차연 86
슨다 87
넌 언제 와 88
유리창에 부딪치는 새 89
제5부
어떤 기다림 93
저 너머, 봄 94
일어서는 보리싹 95
말들의 나라 96
닭...발 나무의 증언 98
붉은 화살나무 잎의 노래 100
바람이 분다 102
너랑 하려고 2 103
죽어 버린 106
침묵의 아우라 107
너울 108
(？)에게 109
해방의 징조 110
해설
전해수？위안의 시학 혹은 사랑의 재발견 111
나비의 어떤 위반
뒤늦게 오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소낙비 쏟아지는 거리에서 다 젖은 후에
수건을 내미는 손이 아니라
홀로 외로움을 견디고 난 후에
안아 주는 가슴이 아니라
지금 네 앞에
마침 그때에 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되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내가
울고 있는 네 앞에서
등을 토닥이며
슬픔을 닦아 주지 않고
울게 할 그 시간 앞으로 달려가
오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싶다
너 홀로 슬픔에 놓아 둘 수가 없어서
내가 줄어들어 간다 해도
네가 알아볼 수 없는 얼굴이 된다 해도
웃음 짓는 네 앞에서 안도하고 싶다
희미해진 채로 나는
백우인 [저]
2021년 가을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자연과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세상을 외면하지 않는 언어를 품고 작은 것들이 제일 크게 보이는 눈이 되길 소망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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