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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 사상 최악의 감염병과 인간의 일상
지의회랑1 ㅣ 성균관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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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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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page/146*211*35/7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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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55506028/115550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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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삶의 토대부터 심성의 근원까지 인간의 모든 것을 뒤흔들었던 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이야기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여러 팬데믹(세계적 유행병)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흑사병에 관한 이야기. 특히 그 영향력이 가장 파괴적이었다고 알려진 중세 서유럽의 사례(1347/8~1351년)에 주목했다. 책은 크게 종교ㆍ심성적 측면과 사회ㆍ경제적 측면에서 흑사병을 분석한 제1부와 의학사적 관점에서 흑사병을 살펴본 제2부로 구성된다. 저자는 역사시대로 접어든 이후 발생한 첫 번째 팬데믹인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에 관한 논의를 시작으로, 채찍질 고행과 유대인 학살이 자행되고 인구 급감에 따라 노동시장과 환경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 등 흑사병이 뒤바꿔놓은 세상의 풍경과 인간의 일상을 폭넓게 들여다본다. 중세를 지탱하던 교회 권위의 하강과 세속 기득권의 균열 그리고 반복되던 전쟁과 기근 못지않게, 흑사병의 창궐 또한 중세를 파국으로 몰고 간 사태였음을 직시해볼 수 있다. 아울러 흑사병 발생의 원인과 그 예방법 및 치료법을 둘러싼 중세 의학체계의 반응들을 되짚어봄으로써 역병에 대처하는 중세인들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 그리고 엄연한 시대적 한계까지 환기해내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서른아홉 번째 책이다.
  • 이 책의 문제의식 2023년 5월 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드디어 코로나19 팬데믹의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장장 3년 4개월간 이어진 감내의 시절이었다. 예기치 못한 죽음 앞에서 산 자는 망연했고, 이어나가야 할 삶은 고단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팬데믹에 따른 공포와 두려움과 분노는 비참하게도 자기 생존을 위협하는 타자에 대한 배타성만 키워내고 말았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했다는 이유로 백인ㆍ흑인집단에선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감이 비등했고, 아시아인 사회에선 중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했다. 뿐인가. 팬데믹의 와중엔 권력집단 역시 살아남기 위해 더 정치적이 되었다. 철저한 방역만이 살길이라는 쪽과 자연면역력 강화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타협 없이 평행선을 걸으면서, 결국 정치권력이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이익 가운데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방역체계가 결정되곤 했다. 한번 결정하면 후퇴는 없었다. 후퇴는 곧 무능을 인정하는 것이고, 정치력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과 정치권력에게 방역체계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옮게 보이는 게 목표였을 뿐.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흑사병 창궐이 초래한 중세의 팬데믹과 21세기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고 언급한다. 시대 맥락 차이로 구체적 내용이야 다르지만, 팬데믹이 인간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 개인과 권력집단이 이에 대응하는 양상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원지로서 아시아인(중국인)을 향한 적대감은 독극물 음모론으로 유대인을 흑사병 창궐의 희생양으로 삼았던 중세인들의 심리와 다르지 않으며, 채찍질 고행자들의 종교적 신실함과 진실성 여부와는 별개로 교회의 권위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이단으로 규정해버렸던 중세 교회당국의 처사는 세상을 더 대립적이고 비관용적으로 내모는 작금의 정권 행태와 겹친다. 중세의 흑사병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현대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재성찰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전망해보려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흑사병이 휩쓸고 지나가던 중세의 가을, 어느 풍경들 그 기운 무르익어 문명/문화는 찬란한 가을빛을 띠고 있었지만(호이징하), 중세 후반기는 긴 전쟁과 반복되는 기근 그리고 흑사병이 야기한 비극들로 시대 이행의 순간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저자는 흑사병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몇몇 파국의 장면들과 인구 급감으로 토대부터 뒤흔들리기 시작했던 중세 사회ㆍ경제적 환경 변화의 양상들을 폭넓게 되짚어보고 있다. ____유대인 학살, 희생양을 찾는 사회적 공포 1348년 성지주일(Palm Sunday)인 4월 13일, 오늘날 프랑스 남부 해안에 있는 툴롱(Toulon)에서 유대인 거주지역이 약탈당하고 유대인 40명이 살해당했다. 기독교도를 살해하기 위해 유대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실제 이유는 역병 즉, 흑사병 때문이었지만, 그 원인을 유대인에게 돌린 것이었다. 화근으로 여겨졌던 유대인을 제거함으로써 (사실은 흑사병이 야기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지면 사회 구성원들은 소수자집단을 사회규범과 가치를 위배하는 일탈자, 즉 타자로 만들어 희생양으로 삼곤 한다. 이를 통해 사회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고 구성원의 결속을 도모하는 경향이 있다. 유대인 음모론에도 이러한 희생양 메커니즘이 자연스럽게 적용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하에서 저자는 서유럽사회에서 흑사병 창궐과 함께 자행된 유대인 학살, 구체적으로는 신성로마제국에서 ...
  • 머리말 프롤로그 〈제1부 종교ㆍ심성 및 사회ㆍ경제적 관점〉 제1장 유사 이래 최초의 팬데믹: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1. 최초의 팬데믹|2. 최초의 페스트 창궐|3.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에 대한 대응 제2장 종교ㆍ심성적 영향: 채찍질 고행 1. 1260년의 채찍질 고행|2. 흑사병 창궐 시기의 채찍질 고행 제3장 유대인 학살: 유대인 음모론과 사회적 대응 1. 유대인 독극물 음모론|2. 계층(계급)에 따른 대응 제4장 사회ㆍ경제적 변화: 잉글랜드 내 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 1. 포스탄 모델|2. 기득권 세력의 대응|3. 임금 상승인가 〈제2부 의학사적 관점〉 제5장 병인론: 흑사병은 페스트인가 1. 페스트 팬데믹|2. 흑사병 병인 논쟁|논의의 확대 제6장 제1차 흑사병 창궐 원인에 대한 당대 의학계의 인식 1. 전통적 인식론|2. 독 이론 제7장 예방법: 14세기 후반~15세기 전반기 서유럽 의학계의 관점에서 1. 전통적 예방법|2. 약물 활용 제8장 치유법: 중세 의학의 관점에서 1. 외과술|2. 약물요법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 ㆍ흑사병은 중세 유럽세계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기존 체제와 권위에 균열을 가했으며 당대인의 세계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단기간에 진행된 급격한 인구 감소가 있다. -본문 27쪽, ‘프롤로그’ 중에서 ㆍ교회당국은 채찍질 고행운동이 확산되던 초창기에는 고행자의 신실한 모습에 지지를 보냈으나 점차 위기의식을 느껴갔다. 고행자 무리는 새로운 형태의 신앙조직으로서 교회의 위계와 권위에 균열을 가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살펴보면, 첫째로 고행자 무리는 반-성직주의 성향을 지녔다. 고행자들은 성직자의 개입 없이 서로에게 고해성사했다. 고행자 무리 중 한 명에게 채찍질하면서 “신께서 너의 모든 죄를 사해주시니라”라면서 죄를 면해주는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또한 고행자 무리의 지도자는 대중을 상대로 설교했다. 고해성사를 비롯해 죄를 사하는 의식과 설교는 오직 성직자의 몫이었다. 이 역할을 고행자 무리가 한다는 것은 교회의 성사(sacraments) 기능을 침해하는 일이었다. -본문 88~89쪽, ‘제2장 종교ㆍ심성적 영향: 채찍질 고행’ 중에서 ㆍ흑사병이라는 미증유의 재난이 초래한 혼란은 사회 소수자인 유대인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증폭시켰고, 곧 유대인 대량 학살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교회당국과, 비록 초기 단계에서였지만 도시당국이 유대인을 보호하고자 한 바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행위를 선한 의지의 산물로만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유대인을 보호하려 했던 건 ‘유대인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선택했던 행동이기 때문이다. -본문 132쪽, ‘제3장 유대인 학살: 유대인 음모론과 사회적 대응’ 중에서 ㆍ그런데 노동자의 임금 상승 문제는 더 복잡한 사회관계, 즉 통화의 관점에서도 살펴봐야 한다. 노동자의 임금은 명목임금과 별개로 물가 변동 상황이 반영된 실질임금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명목임금이 높더라도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그에 따라 실질임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흑사병이 창궐한 1348년 이후 잉글랜드에서는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통화량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즉 1인당 통화량이 증가한 셈이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뒤를 이었다. 화폐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선 임금(명목임금)이 상승하더라도 실질임금은 동반 상승하지 않거나 하락하기도 한다. 결국 흑사병 창궐 이후 임금 변화는 노동력 부족에 따른 노동자의 희소성 증가, 그리고 이에 따르는 임금(명목임금)의 상승이라는 단순 논리보다 통화 측면에서 물가와 상관관계가 있는 실질임금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만이 흑사병이 초래한 사회ㆍ경제적 변화에 대한 이해를 평면적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본문 167~168쪽, ‘제4장 사회ㆍ경제적 변화: 잉글랜드 내 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 중에서 ㆍ14세기 중반 이래 창궐했던 흑사병의 병인이 무엇인가는 여전히 논쟁적 사안이다. 흑사병 연구가 과거에 기록된 문헌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병리학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흑사병이 페스트라는 기존 주장에 반기를 든 회의론자들은 확산속도, 사망률, 증상, 면역력, 쥐-벼룩의 서식 등의 차원에서 흑사병과 제3차 (페스트) 팬데믹 당시의 페스트 사이에 차이가 발견되며, 그렇기 때문에 흑사병은 페스트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논리에도 한계는 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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