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껴안고, 언어와 함께, 언어 속에 살다 죽어야 하나? 그러다가 번개처럼 휙 스치고 지나가는 ‘말에 걸리지 않는 말’, ‘말 아닌 말’, ‘말이 스스로 한 말’을 만날 수 있을까. 언어라는 허망[虛]에 발을 딛고 서서[卽], 세계의 진실[實]을 드러내는[顯] 우연에 기대본다. 가끔, 행운도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 푸른 절벽에 매달린 언어들, 고생 많다. 서러워 말자.
(시인의 산문에서)
시인의 말_5
1
아가야, 아가야 _ 13
곰치 _ 14
저 깊고 검은 _ 15
님 _ 16
내 얼굴을 그리다가 _ 18
입은 닫고, 꽃잎은 열어라 _ 19
가방 속에 뜬 달 _ 20
모든 비는 빌고 있는 것이다 _ 22
길 잃기 안내서 _ 24
수첩은 비석이다 _ 25
다시, 가방 속에 뜬 달 _ 26
개미들은 그냥, 간다 _ 27
2
그들의 그들 _ 31
단독자ㆍ1 _ 32
단독자ㆍ2 _ 33
병풍 _ 34
어리석은 고로 _ 36
꽃은 낙서다 _ 37
목련, 尊者 _ 38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_ 40
몸은 달력이다 _ 41
나잇값 좀 해라 _ 42
지구의 시 _ 43
아픔은 몸을 갖고 싶어 한다 _ 44
하얀 초월 _ 46
다시, 하얀 초월 _ 48
3
길의 저편은 _ 51
집은 고집이다 _ 52
불타는 집 _ 53
길 잃은, 낯익은 _ 54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_ 56
꽃 피어 찾아 가리라 _ 57
요양원에서 _ 58
그냥 늙어 죽는다는 것은 _ 59
河回에서 _ 60
시의 남녘 _ 62
푸른 절벽의 언어 _ 63
염라대왕을 만났다 _ 64
마포는 서글프다 _ 66
가을 _ 67
4
피다 만 꽃 _ 71
소요유 _ 72
고통스런 쾌락 _ 73
유년의 妙香 _ 74
동그라미, 혹은 구멍 _ 76
소리가 말이 되었다 _ 78
톨스토이에게 _ 80
귀한 것들은 _ 81
오동나무는 살아있다 _ 82
느낌이... 걷는다 _ 83
검어지는 바나나를 보며 _ 84
글을 쓰는 순간 이미 실패하고 있다 _ 85
꽃이 없는 자에겐 _ 86
5
우주 윤리학ㆍ1 ─ 지구의 푸른 빛 _ 89
우주 윤리학ㆍ2 ─ 잡음의 시 _ 90
우주 윤리학ㆍ3 ─ 얼음의 시 _ 91
우주 윤리학ㆍ4 ─ 빛의 시 _ 92
우주 윤리학ㆍ5 ─ 우주살이 _ 94
우주 윤리학ㆍ6 ─ 인간이 로봇에게 _ 95
우주 윤리학ㆍ7 ─ 그토록 멀고 어려운 _ 96
우주 윤리학ㆍ8 ─ 몸의 시간 _ 98
우주 윤리학ㆍ9 ─ 달에 담아 부친 편지 _ 99
│시인의 산문│ 시, 언어와 함께 죽기 _ 100
최재목 [저]
저자 최재목은 1961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은 청년기를 보냈다. 198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현재까지 시를 꾸준히 써 오고 있다. 영남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그림도 그리고, 여행도 하고, 농사도 지으며, 대충 제멋대로 별 재미없이 살아가고 있다. 닉네임은 돌구乭九, 돌돌乭乭, 목이木耳 등을 쓴다. 저서로 『점에서 만난 타인들』, 『기다리는 꿈』, 『나는 폐차가 되고 싶다』, 『길은 가끔 산으로도 접어든다』, 『가슴에서 뜨거웠다면 모두 희망이다』, 『잠들지 마라 잊혀져 간다』, 『해피만다라』,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언덕의 시학』, 『상상의 불교학』,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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