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옥 수기. 촉망받는 음악가이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였던 저자가 '동베를린공작단사건'의 피해자인 공광덕과 결혼하면서 겪은 삶을 들려주고 있다. 독일에서 남편과 민주화운동을 한 이야기, 남편이 암에 걸리자 42일 간의 단식치료를 함께한 이야기 등을 담았다.
박정희 정권이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동베를린공작단사건'에 연루되어 전과자가 된 남편을 사랑한 아내로서,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견뎌낸 여성으로서, 분단 조국의 민주화운동가로서, 재독 음악가로서 저자가 살아온 역사는 개인사이자 민족사다. 또한 이 책에는 윤이상, 이응노, 홍세화, 안병무, 이해동 등의 재외 민주화운동가와 교류를 나눈 일화도 담고 있다.
촉망받는 음악가이자 이화여대 교수였던 저자 조병옥이 ‘동백림 사건’의 피해자 공광덕 박사와 결혼하면서 독일에서 남편과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남편 공광덕이 암에 걸려 42일간의 단식 투병생활을 함께하며 겪은 이야기들이 생생한 목소리로 담겨 있다.
박정희 정권이 조작한 세칭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전과자가 된 공광덕 박사를 사랑한 아내로서,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식민지와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온 여성으로서, 분단 조국의 민주화 운동가로서, 재독 음악가로서 저자 조병옥이 살아온 그 역사는 개인사이자 동시에 민족의 시대사를 보여준다. 42일간 단식치료를 하는 남편 공광덕의 투병생활, 그와 함께하는 저자와의 대화 속에서 윤이상, 이응노, 홍세화, 안병무, 이해동 등의 재외 민주화인사뿐 아니라 북한의 여연구, 그리고 루이제 린저 등에 이르는 인사들과 교류를 나눈 에피소드들이 세세하게 나타난다.
1967년 이른바 ‘동백림 간첩단 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은 화가 이응노, 작곡가 윤이상, 시인 천상병의 예술혼을 기리는 행사가 지난 7월 20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야외에서 열렸다.
‘동백림 사건’은 당시 유럽에서 활동하던 예술가와 학자, 유학생 등이 구 동독 지역 베를린의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간첩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위원회는 지난 1월 이 사건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조작·과장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체포된 이들은 간첩이란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으며, 이후에도 해외에서나 국내에서 감시받는 생활이 계속됐다. 이응노 화백은 풀려난 이후 파리에 살면서 끝내 귀국하지 못했고, 국내에 남은 천상병 시인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힘든 삶을 살다 갔다. 작곡가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 씨는 남편의 완전한 명예회복과 정부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지금도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
이 책 라인강변에 꽃상여가네는 동백림 사건의 허구성을 밝히기 위한 책은 아니다. 동백림 사건으로 인해 전과자 신분으로 방황하던 공광덕 박사와 결혼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눈을 뜬, 그 전까지 소위 ‘잘 나가던’ 여교수의 인생이 어떻게 망가졌느냐 하는 고발서도 아니다. 한 여성의 특별한 인생을 담은, 문학적 필력이 뛰어나 읽는 묘미가 있는 수기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 재외 한국인들의 눈물, 민주화 운동, 돌아가고 싶어도 고향에 가지 못한 향수 등이 인사로서가 아닌 시대사로서의 모습으로 세세한 내용마다 잘 녹아 있다.
일초의 수기에 부쳐•고향을 그리는 사람들|오재식
프롤로그
1. 수술실, 그리고 크리스마스
2. 견기만성(犬器晩成)
3. 먼 길
4. 대폿집에서
5. 전과자와의 축배
6. 흔들리는 의자
7. 마지막 맘마
8. 첫날의 산책
9. 밥은 하늘입니다
10. 바람과 뿌리
11. 목숨보다 소중했던 예술적 투혼
12. 신(神), 당신과의 합일(合一)을……
13. 만남, 루이제 린저
14. 기차만큼은 언제나 달려주지 않았던가!_
15. 아들의 방
16. 핏줄
17. 한 장의 마로니에 잎이 아니고는
18. 나비의 꿈
19. 에라, 이 되다 만 여인아!_
20. 어찌 내 어머님뿐이랴!
21. 그 혹독했던 잔혹극의 하루
22. 병상 인터뷰
23. 리해(理解)하시라요
24. 멸치 볶는 사람
25. 뮌헨의 휴일
26. 화해
27. 받아들임과 내줌
28. 귀인과 귀신의 행렬
29. 레이더에 걸린 위선
30. 뒤축 꺾인 신발로 남은 이
31. 잔등(殘燈)
저자의 말•잘 보면 보입니다_
서평•사랑의 진혼곡|임헌영_
일초의 수기를 읽고•
한국판 디아스포라의 최근사를 본다|리영희
역사의 심지|이해동
살아남은 자의 밥값|정범구
살아남은 자에게 남아 있는 것|홍세화
조병옥 [저]
충남 서산 출생 이화여고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 작곡(서울에서), 리듬학(독일에서) 수업을 받았으며 모교인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작곡과 전임강사로 재직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청소년음악학교에서 리듬학 강사로 활동하다가 남편과 사별 후 미국으로 이주함 귀국 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사법대학 유아교육과에서 리듬학 강의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한국 어린이육영회 부속 음악치료연구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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