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부잣집 이야기는 말로는 많이 들어보았을 텐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남 화순에서 일곱명의 딸을 낳아 훌륭하게 기른 구귀순 어르신은 옛날 우리 어머니의 표상과 같은 분이시다. 학식은 부족하지만 지혜가 있고 아들은 없지만 아들같은 사위 일곱이 있으며 신혼초의 달콤함은 없지만 중년이후의 깊은 부부애가 돋보인다. 결혼이 어렵고 출산과 양육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이 세대에게 어르신의 일생은 뭔가 깊은 도전과 울림이 될 것이다.
목 차
머리말 * 2
화 보 * 5
1부. 일곱 개의 보석 이야기 * 9
1. 담양에서 준비된 원석(原石) * 11
2. 화순의 보석광산(寶石鑛山) * 22
3. 인고(忍苦)의 여정(旅程) * 27
4. 첫 번째 보석 ? 선미 * 30
5. 두 번째 보석 ? 유미 * 33
6. 세 번째 보석 ? 남미 * 36
7. 네 번째 보석 ? 진미 * 52
8. 다섯 번째 보석 ? 수경 * 57
9. 여섯 번째 보석 ? 민희 * 61
10. 일곱 번째 보석 ? 유진 * 63
11. 잃어버린 보석 * 66
2부. 빛나는 6각의 다이아몬드가 되어 * 71
12. 첫 번째 조각 ? 유미 * 73
13. 두 번째 조각 ? 남미 * 78
14. 세 번째 조각 ? 진미 * 84
15. 네 번째 조각 ? 수경 * 93
16. 다섯 번째 조각 ? 민희 * 101
17. 여섯 번째 조각 ? 유진 * 107
18. 인생에서 즐거웠던 순간들 * 115
19. 찬란하게 빛나는 노년(老年) * 126
에필로그 * 131
머리말
“최고의 작품은 내 안에 있다.”
누군가 미켈란젤로에게 어떻게 피에타상이나 다비드상같은 훌륭한 조각상을 만들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이미 조각상이 대리석 안에 있다고 상상합니다. 그리고 필요 없는 부분은 깎아내어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 주었을 뿐입니다.”
최고의 작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나는 1970년 결혼을 하여 71년 큰 딸 선미를 낳은 뒤에 1987년 유진이까지 일곱 딸을 낳았다. 지금은 여성이 대통령도 되고 여당 대표도 여성이고 딸이 더 인기가 많은 시절이지만 나는 남아 선호사상이 강한 시대를 살아왔다. 70년대 정부에서 산아제한 정책도 쓰고 생활도 넉넉하지 않아서 아이를 낳을 형편이 되지도 못했는데 장남인 남편의 실망한 모습과 맏며느리로서의 역할 등을 생각하면 결코 포기할 수 없어서 계속 아이를 낳게 되었다.
내가 몸이라도 약했으면 그렇게 할 수도 없었을 텐데 막내 유진이를 낳을 때 까지도 참으로 건강한 몸으로 집안일을 하며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다. 지금은 눈물로 낳아 기른 딸들이 빛나는 보석이 되어 찬란한 나의 노년을 비춰주고 있지만 한참 아이를 낳아 기르던 시기는 고통과 시련이 계속 되던 시절이었다. 남편도 사우디로 일을 가기 전까지는 자리를 잡지 못해서 한동안을 방황하여 나의 신혼시절과 결혼 초기는 너무도 외롭고 힘겨웠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 때의 시련이 있었기에 중년이후 남편과의 사랑이 더욱 단단해 지고 딸들은 모두 철이 들고 서로 우애하며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생 대부분을 광주, 전남 지역에 살았는데 다섯째 수경이가 쌍둥이를 낳았을 때 돌봐주지 못한 것이 가슴에 남아서 남편 사후에 낯선 서울에서 딸과 함께 살게 되었다. 그런데 수경이가 관악구청에서 진행하는 어르신 자서전 사업이 있다는 것을 보고 신청을 해주어 자서전 글쓰기 아카데미도 수료하고 이렇게 자서전을 쓰게 되었다. 내가 글재주가 없어 희망사업단 유명종 대표가 여러모로 수고해 주었다. 생각만 하다가 이렇게 책을 내게 되니 참으로 기쁘고 감사하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 관악구 유종필 구청장님과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사랑하는 나의 보석같은 딸(선미, 유미, 남미, 진미, 수경, 민희, 유진)들과 사위(박희종, 손활현, 임철연, 권오문, 여명환, 박동훈), 손주(현수, 민수, 태일, 예진, 도현, 도훈, 의준, 현준, 준혁, 준민), 그리고 하늘에 계신 우리 남편 영술씨에게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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