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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개화는 가라: 한국 근대 유학 탐사 
노관범(盧官汎) ㅣ 푸른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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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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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page/133*189*25/41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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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56122173/115612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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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물 안 개구리? 고루한 유학은 잊어라! 근대 유학자 18인, 시대를 고민하다 이 책은 조선 유학의 재인식을 목표로 하는 한국 근대 유학 안내서이다. ‘서양 근대와 전통 유학’이라는 낡은 프레임을 넘어서고자 ‘근대 유학’의 문제적 현장들을 찾았다. 유교 지식인 열여덟 사람의 인상적인 글을 선별하여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다시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그에 대한 감상문을 썼다. 문선文選과 평설을 겸한 이 책의 부제가 ‘한국 근대 유학 탐史’인 까닭이다.
  • 꼼꼼히 짚어본 조선 근대 유학의 육성 현재 한국 사회에 친숙한 조선 유학의 이미지는 근대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전근대의 정지된 시간이다. 뿐인가.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조선 망국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알기 어렵지 않다. 개화냐 수구냐, 신학문이냐 구학문이냐, 서양 근대냐 전통 유학이냐 하는 이분법적 인식 틀이 오랜 기간 한국 사회에서 맹위를 떨쳤던 탓이다. 실상은 다르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누구보다 치열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대를 고민하고, 충심 어린 제언을 했다. 진정한 문명개화란 무엇인지, 서구 열강은 어떻게 부강하게 되었는지, 공화정의 의미 등 다양한 주제를 논했다. 그리하여 독자들이 조선 유학의 실상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1906년 7월 6일 자 《황성신문》의 논설 〈껍데기 개화의 커다란 폐해〉와 신동엽 시인의 유명한 시 〈껍데기는 가라〉에서 빌려온 책 제목은 지은이의 의도를 함축하고 있다. 진정한 개화, 부국의 길을 궁리하다 책에 실린 글은 크게 세상, 역사, 학문 3부로 갈래지어 있다. 제1부 세상은 개화의 대도大道를 모르면서 엉터리 개화를 만들고 있는 세태의 비판과 제언을 담은 글 6편을 실었다. 근대 한국에서 지식인의 자기반성은 언제부터 시작하는가, 근대 한국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관념은 언제부터 시작하는가, 이른바 ‘수구守舊’란 어떤 의미이고 진정한 개화는 무엇인가 등 에 대한 질문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이다. 그러기에 “갑오개혁 이후 한국 사회는 개화! 개화! 하며 제도를 개혁하고 학교를 설립하며 개화에 노력했지만 어째서 나라가 쇠망에 빠졌는가? 대충 보고 들은 설익은 지식으로 개화를 치장하고 개화를 행세한 구이口耳의 개화, 그 껍데기 개화 때문이었다”(23쪽)이란 자탄이 그런 예이다. 그런가 하면 유교 국가 조선의 멸망을 두고 “양반은 넘쳐나도 선비는 드물었다. …… 그것은 직분을 다하지 않은 사의 책임을 묻는 사건이었다. …… 이제 사농공상은 가고 상공농사가 왔다”(55쪽)는 자성을 엿볼 수 있다. 역사를 돌아보며 구국의 길을 모색하다 제2부 역사는 근대 유학자들의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글 6편을 묶었다. 1911년 호남 유학자 양재경이 쓴 《조선말년사》의 한 대목은 “화란은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니 서리를 밟게 되어 단단한 얼음이 생기듯 반드시 그 시초가 있는 법”이라면 “우리나라 임금과 신하가 만약 임오년에 잘못을 뉘우쳤으면 갑신년(1884) 난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갑신년에 잘못을 뉘우쳤으면 갑오년(1894)과 을미년(1895)의 변란, 을사년(1905)과 병오년(1906)의 화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경술년(1910)의 망국도 없었을 것이다”(81쪽)이라 짚는다. 뿐만 아니라 지은이의 평설을 통해 일본의 다이쇼정변 직후인 1913년 고종의 밀지에 따라 의병을 모의했다든가, 일본이 영친왕 부부를 강화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 신혼여행을 보내 한일 왕가의 친분을 과시하려다 고종의 급사로 무산되었던 사실 등 역사적 사실이 소개된다. 유학 전통과 서학의 조화를 추구하다 제3부 학문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으려는 유학자들의 안간힘을 담은 글 6편이 실렸다. 19세기 서양사를 다룬 《태서신사》를 읽고 “이용후생은 서양을 배우고 교화는 동화東華를 주로 한 뒤에야 부강을 꾀할 수 있고 영속을 말할 수 있겠다”한 권상규의 ‘독후감’이나 안동 유학자 송기식이 루소의 민약설, 다윈의 진화설, 프랭클린의 전기설은 물론 마르크스의 과학설을 언급했던 사실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글들이다. 근대 한국 유학자의 세계사 비평, 근대 한국에서 세계 학문의 총론을 쓰고자...
  • 지은이의 말 1부 세상 1장 개화 세상의 허실 1. 껍데기 개화는 가라(정일우, 《율헌집》 〈개화〉) 2. 나는 수구, 세상에 저항한다(유영선, 《현곡집》 〈야사문답〉) 2장 사회 변화의 열망 3. 동학농민운동을 향해 묻는다(이관후, 《우재문집》 〈갑오문답〉) 4. 농부는 선비의 미래이다(공학원, 《도봉유집》 〈사민론〉) 3장 문물제도의 신설 5. 대한제국의 비원 (안종덕, 《석하집》 〈창덕궁비원중수미액영련탑본발〉) 6. 개성박물관을 소개한다 (손봉상, 《소산집》 〈박물관기〉) 2부 역사 4장 조선 말기의 기억 1. 조선의 말년사를 성찰한다(양재경, 《희암유고》 〈국조기사〉) 2. 광복의 역사를 만든 하늘의 뜻(김종가, 《입헌집》 〈서동감강목후〉) 5장 중국 혁명의 여파 3. 왕정인가, 공화정인가 (임한주, 《성헌집》 〈속산중문답〉) 4. 신해혁명, 다이쇼 정변, 고종의 밀지(임병찬, 《둔헌유고》 〈관견〉) 6장 한국 독립운동의 현장 5. 서간도와 홍콩, 광복군 임경업(박은식, 〈한교제임장군기〉) 6. 고종독살설과 유림의 독립운동(송주헌, 《삼호재집》 〈무기사변시효섭〉,〈조선유림독립운동사략〉) 3부 학문 7장 한문 서학서의 인식 1. 세계사를 성찰한다 (권상규, 《인암집》 〈서태서신사후〉) 2. 신학...
  • 개화란 ‘개물성무開物成務’와 ‘화민성속化民成俗’을 이르는 말이다. 정교와 명령에 확고하게 힘써서 번쇄하고 진부한 정치를 없애 한결같이 편리하고 간단한 일을 따르며 고금을 참작하고 장단을 취사하여 지식의 발달에 힘써서 날로 문명에 나아간다면 이것이 진정 개화를 잘하는 것이다(18쪽). 어떻게 살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이다. 이적의 세상, 지금의 세상이 되었다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사람다운 도리가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자연自然’보다 중요한 것은 천리의 ‘당연當然’이다(32쪽). 비타협과 저항으로서의 ‘수구’는 근대에 출현하였다. 일본에서는 1877년 서남전쟁을 일으켜 메이지 정부에 저항한 구식 사무라이 집단을 ‘수구’라 일컬었고, 조선에서는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정부의 ‘개화’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선비를 ‘수구’라 일컬었다. …… ‘수구’는 달라진 세상에 대한 다양한 저항 방식의 하나였다(33쪽). 안으로 이익을 독점하려는 마음을 주로 해서 다시는 동포를 사랑할 줄 몰라 위세를 끼고는 그물질해 빼앗아가 못하는 일이 없습니다. 미약한 사람이 손발을 놀릴 곳도 없고 호소할 데도 없어 속에 품은 원망이 오랜 세월 축적되다가 한 사람이 크게 부르짖어 천 리에서 호응하자 만사萬死의 계책을 내서 마음에 가득했던 원통함을 풀었습니다. 그래서 기약하지 않아도 모이고 도모하지 않아도 함께해서 난이 이렇게 극도에 이른 것입니다. 이로써 보건대 지금 세상의 난리가 일어난 까닭이 부귀한 사람 때문이 아닙니까?(38쪽) 이 세상에는 세 가지 백성이 있다. 하나는 항민恒民, 다른 하나는 원민怨民,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호민豪民. 사람들은 대체로 국가의 지배 질서에 순응하며 항민처럼 살아가지만 가혹한 수탈이 계속되면 원민처럼 국가를 원망하게 되고 나라에 변고라도 발생하면 호민처럼 국가에 저항하기도 한다. 호민이 저항의 깃발을 올리면 원민은 언제든지 함께 결집하게 되어 있고 항민도 살아갈 길을 찾느라 합류하지 않을 수 없다(41쪽). 형벌과 명예는 국정의 대도大盜이니 형법으로 사람을 제어함이 안 될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준칙으로 삼으면 운 사납게 걸려드는 사람이 더욱 많아진다. 명예로 사람을 뽑는 것이 안 될 것은 아니지만 항상 이렇게 하면 총애를 구함이 더욱 심해진다(47쪽). 창덕궁 후원은 대한제국기 고종 황제 때에 이르러 외국인이 관광하는 장소가 되었다. 경운궁에 거처하는 고종은 주한 각국 외교 공관 관원 및 그가 보증하는 외국인에게 경복궁과 창덕궁의 관람을 허가했다. 각국 외교 공관이 공문을 보내면 대한제국 예식원에서 빙표를 발행했는데, 관람객이 이를 지참해 궁궐 파수 순검에게 주면 관람이 가능했다. 1903년에는 창덕궁 후원을 대대적으로 보수하여 새롭게 정비하고 궁내부 관제 안에 이 구역을 관리하는 비원秘苑을 신설했다(63쪽). 지금 세계는 바깥이 없고 만국이 승부를 겨루어 서로 부강·문명에 종사함에 반드시 박물과 도서로 안을 채우고 전차ㆍ전함ㆍ총포로 바깥에 위엄을 보이는데 전차ㆍ전함ㆍ총포는 어느 때이든 만들 수 있으나 고물古物ㆍ진보珍寶는 연구와 수집에 세월을 바치지 않으면 모을 수 없다. 하물며 한 나라에 없어서 만국에서 수집하여 갖고 오는 것이겠는가? 이는 비단 보물의 기특함을 중시해서일 뿐만 아니라 그 풍속, 정치, 기용器用, 예의를 이로부터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67쪽). 이제 선왕의 전장을 뜯어고치고 성현의 말씀을 저버리고 전통 있는 복식을 망가뜨리고는 ‘자유’라 ‘독립’이라 이름했으나 실상은 야만을 써서 문명을 변개시키고 인간을 강등시켜 ...
  • 노관범(盧官汎) [저]
  • 저자 노관범(盧官汎, NOH, KWAN-BUM)은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대한제국기 박은식과 장지연의 자강사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저로 『고전통변』, 『기억의 역전』, 「한국사상사학의 성찰」, 「근대 한국유학사의 형성」 등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조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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