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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터지다 : 납득할 수 없는 세계를 터뜨리고 새로 피워내는 여성 만화가 5인의 이야기
박희정 ㅣ 파시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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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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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page/110*180*23/329g
  • ISBN
9791197235689/11972356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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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득할 수 없는 세계를 터뜨리고 새로 피워내는 여성 만화가 5인의 이야기 만화로 삶을 다잡고, 불공정한 판을 바꾸며, 당신의 세계를 터뜨릴 5명의 여성 만화가 인터뷰집 이 책은 인권기록활동가 박희정이 5명의 여성 만화가를 인터뷰한 기록이다. 〈카산드라〉, 〈도박중독자의 가족〉의 이하진 작가, 〈해오와 사라〉, 〈남산도서관 환생북클럽〉의 송송이 작가, 〈안녕 커뮤니티〉의 다드래기 작가, 〈봄이와〉의 소만(천정연) 작가, 『똥두』의 국무영 작가, 이렇게 다섯 만화가의 작품 세계와 삶이 느슨하고도 긴밀하게, 무엇보다 아름답게 직조되어 있다. 그 옛날 만화가의 꿈을 키우던 소녀 시절에 교과서 한쪽 귀퉁이가 이들의 도화지였다면, 그 도화지는 점점 더 커져서 웹툰 플랫폼, 인스타, 종이책으로, 그리고 마침내 세상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그들의 성장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며, 왜 이들의 작품이 다름 아닌 바로 그러한 모습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갖가지 역경 속에서도 이들은 계속 그릴 수밖에 없는지 조명하며 독자에게도 외면할 수 없는 응원을 건넨다.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를 그리면 된다, 라고.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는 여성 예술가 케테 콜비츠의 일생을 그린 시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책 제목 ‘그리고, 터지다’에서 ‘터지다’라는 말은 이렇게 마침내 자신의 말을 터뜨리고 나아가 세계를 터뜨려 다시 열어내는 여성 창작자들의 인내와 폭발적인 창조성을 표현한 말이다. 만화책을 모아놓고 ‘불태우던’ 시절에서 누구나 웹에 만화를 공유하고 평가받는 지금까지 ‘만화’라고 할 때, 당연히 손바닥만 한 흑백의 종이책과 만화 잡지를 떠올리는 세대가 있는가 하면, 휴대폰 액정 크기만큼의 컷을 빠르게 스크롤하는 웹툰이 당연한 세대도 있다. 만화는 그만큼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장르이자, 또한 그만큼 오해받고 때로는 ‘박해’받아온 문제의 장르다. 저자는 1970년대에 만화 화형식이 이루어졌음을 상기한다. 이는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다. 말 그대로 만화책을 운동장에 한데 모아놓고 불태웠던 시절을, 지금 우리는 차마 상상하기 어렵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만화를 ‘밀수, 탈세, 도박, 마약, 폭력’과 묶어 사회 6대 악으로 규정했다. 저자는 그 악의 자리에 왜 하고많은 것들 중 하필 ‘만화’가 들어갔는지 질문한다. 독재자가 억압해야 하는 문화예술은 많고도 많았을 터인데 왜 만화였을까. 저자는 그것이 사회의 전반적인 ‘어린이 혐오’와 관련 있다고 추측한다. 당시만 해도 만화는 어디까지나 어린이들의 즐길거리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핍박받았던 만화의 과거와 비교하자면, 현재 만화의 지위는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만화는 어린이만 보는 것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64.6% 증가하여 무려 1조 원을 돌파했다. 인기 웹툰은 다시 종이책 출판이나 드라마 및 영화 제작 등으로 이어지며 2차 수익을 발생시킨다. 네이버의 도전만화, 다음의 웹툰리그처럼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작품을 올리고 무한경쟁을 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여전히 ‘만화가’는 ‘먹고살’ 만한 직업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 인식이다. 만화가 거대 자본이 되는 이면에는 ‘배고픈 예술’, 혹은 ‘변변한 직업조차 못 되는 일’이라는 낙인이 존재하며, 거기에 플랫폼을 둘러싼 자본의 논리가 낙인을 공고히 한다...
  • 펼치며 목숨 붙어 있는 한, 그냥 그릴 거야 - 이하진 인터뷰 덜덜 떨면서도 기어이 용기를 내는 - 송송이 인터뷰 세상에 그런 작가는 없다 - 다드래기 인터뷰 왔다 갔다 하면 멋진 그물이 짜이지 - 소만(천정연) 인터뷰 평생 성장하는 마음, 매이지 않는 만화 - 국무영 인터뷰 추천의 말
  • 한동안 만화를 떠나있었으면서도 나는 자신을 만화인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인권기록의 현장에서 얻은 시선을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 만화의 너른 세계 어디쯤에서 세상이 준 지도와 불화하고 있을 이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만화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자기 말을 가질 자격이 있다.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를 그리면 된다. 나는 그 이야기를 기다린다. 이 책에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준 만화가 이하진, 다드래기, 송송이, 국무영, 소만(천정연) 씨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자기 가슴을 터트려버리는 대신, 기어이 자기 말을 터트리는 여자들이 세계를 새로 쓴다. _12쪽(펼치며: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를 그리면 된다) 좋은 만화가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프로 만화가의 세계는 실력으로 승부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갈고 닦인 재능이 오롯이 한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얻은 성취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이는 실력을 조각해내는 시간보다 현실의 차별이나 억압에 맞서 자기 삶을 조각해내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만화가로서 살고 싶은 하진의 소망은 공적 세계보다 사적 세계의 간섭과 방해를 더 크게 받았다. 하진이 딸이었고, 며느리였고, 아내였고, 엄마였기 때문이다. 한 여성이 재능을 펼친다는 것은 얼마나 복잡한 사회적 그물을 뚫고 이루어지는 일인가를 하진의 삶은 잘 보여준다. _52-53쪽(목숨 붙어 있는 한, 그냥 그릴 거야) “내가 실패를 하도 많이 해서 그런가, 되는대로 살자는 마음이야. 이제 나이도 많은데 뭐.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계획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난 목숨 붙어 있는 한 그냥 그릴 거야. 만화 그리면 만화가 아닌가. 내 사주에 ‘수’기가 없다고 했잖아. 그건 내가 예술가로 성공할 사주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해. 만화가로 성공하지 못할 사주라고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그래, 나는 원래 디폴트가 그거지(웃음).” _58쪽(이하진 인터뷰) 요나는 그 목소리들을 책망하기보다 그들에게 귀 기울인다. 흩어져 각각 고여있던 고통이 세상으로 흘러나와 이야기의 강과 바다를 이루도록,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목소리들과 대화한다. 이 대화에서 요나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들어주기? 이 장면에서 나는 나와 동료들이 함께해온 인권기록활동의 여러 장면들을 떠올렸다. 생애를 뒤흔드는 종류의 사회적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이 그저 말하는 것만으로 치유될 거란 생각은 통하지 않았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랬다. 사랑하는 사람을 느닷없이 잃은 사람들, 수용 시설에 갇혀 가혹한 폭력을 당한 사람들, 끔찍한 사고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는 늘 죄의식 비슷한 감정을 느껴야 했다. 그들이 자신의 상처에 대해 말한다는 건 그 상처를 다시 헤집기를 무릅쓰는 일이었으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우리가 대화를 그만두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_72쪽(덜덜 떨면서도 기어이 용기를 내는) “저는 여성서사를 시도한다기보다는 순정만화나 소녀만화의 계보에서 그려간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여자들이 득실득실한 이야기를 되게 좋아했어요. 이갈리아의 딸들 같은 페미니스트 서사도 좋아하지만 〈세일러문〉도 진짜 좋아해요. 제가 즐겨 보며 자라온 여자들의 이야기가 제 만화의 베이스예요. 그러니까 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어떤 부분은 아주 현실적이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내가 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한 거죠. 저는 여성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에 대해 ...
  • 박희정 [저]
  • 스무 살에 페미니즘과 만나 삶이 바뀌었다. 30대에는 여성주의 언론에서 활동했고 40이 가까워질 무렵 구술기록의 세계에 접속했다.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놓을 수 없게 됐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됐다. 그 목소리들은 세계의 끝에서야말로 세계에 대한 지식이 생겨난다는 걸 알려줬고 저항이 이렇게나 복잡하고 가슴 떨리게 아름다운 무늬를 그린다는 걸 보여줬다. 다른 세계를 알고 싶고 다른 세계를 만들고 싶어 기록한다.
    『밀양을 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숫자가 된 사람들』, 『그래, 엄마야』, 『재난을 묻다』,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나, 조선소 노동자』, 『나는 숨지 않는다』,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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