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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요괴, 찐따 : 안은미, 사랑의 둔갑술
배수연 ㅣ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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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4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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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page/135*195*18/35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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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59924019/115992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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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삶의 일상성을 비범한 감동으로 둔갑시키는 세 예술가의 유쾌한 어울림 시와 그림으로 쓰는 에세이 ‘활자에 잠긴 시’ 일곱 번째 책이 초여름의 시작과 함께 찾아왔다. 2013년 《문학수첩》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배수연 시인의 안은미 사랑이 가득한 《요정+요괴, 찐따-안은미, 사랑의 둔갑술》(이하 《요정+요괴, 찐따》)이다. ‘활잠시’에서 선보이는 예술가와 그들의 예술 세계에 대한 독창적이고 신선한 해석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5년여 만에 찾아온 ‘활잠시’ 《요정+요괴, 찐따》는 유독 심상치 않다. ‘안은미’라는 이름만으로도 온 마음이 간질간질한데, 그림으로 참여한 이가 1990년대 후반 인디밴드 신에 혜성처럼 등장한 ‘어어부프로젝트’의 백현진이기 때문이다. ‘어어부프로젝트’의 또 다른 멤버 장영규는 안은미의 음악감독으로 그와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왔지만, 백현진은 음악 외에도 연기와 연출, 행위예술과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기에 2003년 안은미의 솔로 공연에서 세 사람이 함께한 이후로 그들의 협업은 보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2022년 세 사람이 〈은미와 영규와 현진〉로 다시 모여 춤과 노래와 음악의 난장을 만들어냈는데, 이번에는 백현진이 자신의 그림들 가운데 안은미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을 손수 골라 배수연 시인과의 협업에 참여한 것이다. 감각적 시어와 발랄한 상상력의 시인 배수연이 언어로 짓는 안은미,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이 그림으로 표상해낸 안은미라니. 세 명의 예술가가 모두 평범한 일상을 그러모아 비범함으로 둔갑시키는 놀라운 재주를 자랑하는 만큼 이보다 더 흥겨운 조합은 없으리라.
  • 즐거우면서도 진지하게, 웅숭깊으면서도 경쾌하게 시인이면서 중학교 미술교사이기도 한 배수연의 글은 어딘가 조심스럽고 수줍으며 절제된 듯 보이지만, 이 책 곳곳에서 그가 삶에서 느끼는 강렬한 기쁨과 호기심이 제어되지 못하고 툭툭 터져 나온다. 반복적이고 무료한 일상은 그의 언어와 상상력을 통과하면서 흥분과 즐거움으로 가득해지고, 우리 마음에 활기와 신명을 불어넣는다. 그가 출근길에 이용하는 사람들로 빽빽한 마을버스는 그의 상상 속에서 커피와 도너츠가 놓인 왁자지껄한 매장으로 사람들을 데려가는 마법의 버스가 되고, 승객 모두는 짧은 일탈을 즐긴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둠칫둠칫 자신만의 어깨춤을 추며 일상에 복귀하는 식이다. 이런 소란스러움과 난리법석 속에서 고요히 질문하고 성찰하는 나와 우리. 그것은 바로 안은미와 그가 보여주는 춤의 본질이기도 하다. 안은미는 사회가, 시대가 개인에게 부과한 통념과 억압에 맞서 당당하게 질문해온 예술가이다. 그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스스럼없이 버림으로써 외현에 가려 보이지 않던 본질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다. 자신만의 요란하고 통쾌한 방식으로, 이 세계에 갇혀 있고 정체되어 있던 수많은 에너지를 사방에 퍼뜨리고 흘려보냈다. 배수연의 첫 에세이집 《요정+요괴, 찐따》는 이런 안은미의 예술 세계에 대한 사랑의 헌사이다. 모두의 것인 동시에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몸과 말의 세계 누구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던 어린 시절, 배수연 시인은 “발레라는 단어가 주는 판타지”(〈사과춤 딸기춤〉)에 이끌려 여동생과 무용 학원을 처음 찾았지만 또래보다 큰 체격으로 인해 어리숙하고 둔할 거라는 선생님의 선입견 속에 얼마 안 가 학원을 그만둔다. 그러다 미술과 철학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 우연히 친구를 통해 접한 한국무용가 김영희의 공연을 통해 ‘춤’을 재발견하고,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낯선 파장이 툭, 내 안의 단단한 심지를 부러뜨렸다. 분명 몸으로 감각할 수는 있지만, 인식 안에서 해석할 수도 전달할 수도 없는 무엇이었다. 당황했다. 만져지지 않는 검은 불길처럼,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슬픔에 덴 것만 같았다. 그 불길이 강렬하지만 아득해서, 눈물이 흘렀고 멈추지 않았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_〈인생은 엉뚱하게〉 중에서 그리고 이제 그는 세상 만물에서 춤을 발견하고 호흡하고 체현한다. 수영 강습 시간에 천천히 줄지어 도는 ‘걷기’에서, 오십일 된 어린 조카의 사소한 동작에서, 국어 교과서에 실린 이동주 시인의 〈강강술래〉와 난데없이 우체국에 나타난 사마귀를 발등에 태워 화단으로 돌려보내려는 직원의 움직임에서 배수연 시인은 그 어떤 것도 가능한 자유로운 현대무용의 본질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춤에 대한 이해는 사회가 정해놓은 경계나 틀을 무람없이 뛰어넘는 안은미의 세계와 자연스레 이어진다. 1991년 〈도둑비행〉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삭발한 안은미는 자신을 에워싸던 제약을 하나하나 깨뜨려나갔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굴레를 던져버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가라고 부추긴다. 그는 일반인들을 등장시킨 다수의 작품을 통해 무대 위에 홀로 존재하는 예술이 아니라 삶 속에 개별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는 모두의 삶을 풀어낸다. 이런 안은미와 그의 춤 세계는 배수연에게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전복顚覆의 경험을 안긴다. 그는 어느 날 안은미의 공연을 보고 나서 느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이렇게 묘사한다. 호외요 호외! 당신이 사람이거나 귀신이라면 꼭 봐야 ...
  • 서문_더 이상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 5 1부 찐따 찐따 17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19 호랑이콩을 보고 당신을 떠올렸어요 25 인생은 엉뚱하게 31 로비의 루비 37 당신이 영화에서 춤을 볼 때 얻는 다섯 가지 43 장면들 1 49 사과춤 딸기춤 55 2부 몸(과 소품과 세계) 몸(과 소품과 세계) 67 장면들 2 70 몸몸몸 77 강강술래와 에어로빅 85 무리의 포즈 92 무엇을 입을까 1 98 무엇을 입을까 2 104 고요한 절도 110 함께 춤추기 116 3부 스윙 앤 스냅 스윙 앤 스냅 127 렛 미 체인지 유어 네임 130 좋은 교사가 좋은 예술가일 수 있을까 136 질문해도 될까요 144 흉내의 미덕 148 성전에서 춤을 155 장면들 3-사마귀 왈츠 161 검무 170 도판 목록 및 참고ㆍ인용 도서 176
  • 〈서문〉 좋은 예술작품은 그것을 만나기 전의 자신으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 없는 강렬한 전복顚覆의 충동을 남긴다. 내게 그는 노는 법과 우는 법부터 먹고사는 법까지 모두 다시 시작하도록 기쁨과 용기(비눗방울 놀이 세트와 쌍절곤)를 주는 예술가이다. 그는 감각의 풍요로움과 예술적 폭발력, 역사적 비전을 그만의 방식으로 통합하여 추는 이와 보는 이(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뒤흔든다. _8~9쪽 〈호랑이콩을 보고 당신을 떠올렸어요〉 휘황한 컬러와 요란한 장식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이지만, 그의 가장 강력하고 절대적인 코스튬은 단연코 민머리이다. (…) 그런데 그는 왜 민머리일까? (…) 간단하다. 사람들은(더욱이 여성은) 어지간해서는 삭발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남들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은미에겐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_27~28쪽 예술가로서 별종 되기에 성공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기이한 행동이나 코스튬처럼 단지 외현적인 연출을 넘어 설득력 있는 전위를 만들어내는 일, 특정 장치가 자신의 작품 세계에서 효과적이면서 필연적인 언어로 내용과 형식을 갖추기에 이르는 일 말이다. 그는 그저 민머리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사회의 욕망과 두려움, 그에 대한 해학을 보다 해방된 관점에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_30쪽 〈인생은 엉뚱하게〉 맨발의 무용수들이 걷고 달리고 돌았다. 때론 천천히 때론 빨리. 움직임은 고요하고 분명했고, 절제되었지만 폭발적이었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낯선 파장이 툭, 내 안의 단단한 심지를 부러뜨렸다. 분명 몸으로 감각할 수는 있지만, 인식 안에서 해석할 수도 전달할 수도 없는 무엇이었다. 당황했다. 만져지지 않는 검은 불길처럼,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슬픔에 덴 것만 같았다. 그 불길이 강렬하지만 아득해서, 눈물이 흘렀고 멈추지 않았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_33~34쪽 〈로비의 루비〉 말 그대로의 로비, 내가 사랑하는 로비의 전형은 공연 포스터와 배너를 배경으로 분주한 티켓 부스, 그리고 상기된 얼굴의 사람들로 왁자한 광장과도 같은 공간이 아닌가! 잘 관리된 대리석 바닥에 높은 천장, 케이크 같은 샹들리에와 긴 창문이 늘어선 근사한 로비도 좋고, 사람이 하도 드나들어 반질반질해진 바닥에 별똥별처럼 박힌 조명이 공간의 깊이를 만드는 작고 컴컴한 로비도 좋고, 동네 회관처럼 소박한 공간에 공연 포스터가 덩그러니 붙은 심심한 로비도 좋다. 공간을 빼곡히 채우는 그 시간의 활기는 언제나 관객의 몫이다. 흥분과 기대, 애정과 환호, 존경심과 격려, 반가움과 아쉬움. _38쪽 〈몸몸몸〉 현대무용을 접하며 가장 낯설면서도 신기했던 점 하나는, 무대 위의 다양한 몸이었다. 현대무용에는 ‘무용수라면 어떤 몸이어야 한다’는 보편적인 기준이 없어 보였다. 작품과 무용단에 따라 각양각색의 개인과 몸이 있을 뿐, 무대 위에서 어떤 몸도 소외되지 않는다. _80쪽 2000년대 이후 안은미의 작품에는 무용수로 저신장 장애인, 할머니, 시각장애인, 고등학생 등이 그야말로 와르르 등장했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대표하거나 한계를 극복하는 드라마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을 보여주러 나왔다. (…) 온전하고 순수한 몸이란 개념은 환상에 불과하다. 모든 몸은 자신이 거친 사회와 역사를 응축하고 있으며 젊고 건강한 신체란 일시적이고 불완전하다. (…) 눈과 명치가 뻥 시원해진다. 무대 밖의 몸들이 보여주는 가능 세계 덕분에. 몸이 그대로의 몸으로 존재하는 세계. 몸과 나, 몸과 세계가 조건 없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 _81~82쪽 〈무엇을 입...
  • 배수연 [저]
  • 1984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철학을 전공했다. 2013년 《시인수첩》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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