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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함정임 ㅣ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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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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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page/146*205*39/967g
  • ISBN
9788932322056/893232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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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북대서양의 아일랜드부터 러시아, 지중해를 거쳐 에게해의 크레타까지, 청춘 시절부터 작가를 사로잡았던 영혼들, 그 예술인들의 삶 이후의 풍경, 영원한 거처를 찾아서! 이 책은 스무 살의 불문학도였던 함정임 작가가 처음 가고자 꿈꾸었던 지중해 해변에 잠들어 있는 폴 발레리의 묘지를 30대를 눈앞에 두고 마침내 찾아간 이후, 32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이어온 유럽 예술가들의 묘지 순례기이다. 샤를 보들레르, 마르셀린 데보르드 발모르, 아르튀르 랭보, 폴 발레리, 오노레 드 발자크, 스탕달, 빅토르 위고,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르셀 프루스트, 조르주 페렉, 레프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니콜라이 고골,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 에밀 졸라, 토마스 만,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얀 앙드레아, 앙토냉 아르토, 니코스 카잔차키스, 프란츠 카프카, 알베르 카뮈, 폴 엘뤼아르, 외젠 이오네스코, 사뮈엘 베케트, 수전 손택, 프랑수아 트뤼포, 짐 모리슨, 에디트 피아프, 루트비히 판 베토벤, 요하네스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프란츠 슈베르트, 아널드 쇤베르크,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르크 샤갈, 반 고흐와 테오, 윌리엄 예이츠,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리고 파리 코뮌 병사들과 베를린 유대인 희생자들……. 청춘 시절부터 지은이를 사로잡았던 시인, 소설가, 화가, 음악가, 가수, 극작가, 영화감독 등의 생애 공간과 그들의 영원한 거처를 찾아가는 이 책 속의 길 위에서 독자들은 역사와 운명, 예술을 만나고, 지은이가 예술가들의 혼과 나눈 정담을 듣게 된다. 지은이의 앵글로 잡아낸 330여 장의 사진은 그 만남과 정담을 더 다채롭고 생생하게 느끼며 그 여행길에 동참하게 해준다. “지중해 바닷가 언덕,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에 다시 갔다. 스무 살 때 처음 그곳 꿈을 꾸었고, 스물여덟 살 때 꿈을 실현했고, 32년 만에 그 앞에 다시 선 것이었다. 이런 행위, 이런 삶은 무엇일까. 설렘도 황홀도 슬픔도 덧없음도 한갓 한순간. 무엇을 붙잡으려 했던 것일까. 이것이 문학, 순정인가. 돌아와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작가의 말’에서 린 유대인 희생자들…… 그들의 이름을 처음인 양 하나씩 불러본다. 아, 보들레르여!
  • 1부는 몽파르나스 묘지에 안장된 예술가들을 다루었다. 우선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합장묘이다. 여행을 가거나 호텔에 방을 얻을 때면 나란히 각자의 방을 얻고, 각자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수시로 각자의 연인들을 거느리며 51년간의 독특한 동거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을 사후에는 하나의 묘석 아래 묶어놓은 셈이다. 그 밖에 어머니 사랑을 독차지했다가 어머니의 재혼으로 고립된 운명에 맞닥뜨렸던 샤를 보들레르, 파리의 이방인 사뮈엘 베케트, 그리고 베케트 가까이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수전 손택, 외젠 이오네스코, 서른여덟 살 연하의 연인과 함께 묻힌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부는 프랑스의 위인을 안장하고 기리는 국립묘지 팡테옹 편이다. 200만 명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개선문에서 장례식을 치렀던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 빅토르 위고, 거짓된 권력과의 투쟁을 선언했던 에밀 졸라가 영면해 있는 곳이다. 3부는 몽마르트 묘지에 영면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이다. 조르주 상드보다 20년 일찍 문단과 예술계에 등장해 보들레르·베를렌 · 말라르메를 사로잡았던 마르셀린 데보르드 발모르, 누벨바그 영화의 기수 프랑수아 트뤼포, ‘진실’을 향한 혁명가의 소명으로 소설을 쓴 스탕달이 그들이다. 4부는 페르 라셰즈 묘지 편이다. 나폴레옹 숭배자로 그에 못지않은 야망을 문학에 불살랐던 발자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 프루스트, 공간 기록자 조르주 페렉, 그리고 도어스의 짐 모리슨, 시인 폴 엘뤼아르, ‘노래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사랑 없는 노래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에디트 피아프의 인생과 예술, 영면처를 소개한다. 5부는 ‘오베르쉬즈우아즈에서 세트까지’이다. 휘몰아치는 외로움 속에서 광휘의 인생을 살다 간 빈센트 반 고흐를 따라 암스테르담, 아를, 파리, 오베르쉬르우아즈를 거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앙부아즈성과 빈치 마을, 마르크 샤갈의 생폴드방스, 알베르 카뮈의 루르마랭, 잔혹극의 창시자 앙토냉 아르토의 마르세유, 그리고 지은이가 처음으로 찾아가기를 꿈꾸었던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를 담았다. 6부는 ‘아일랜드 슬라이고에서 그리스 크레타까지’이다. 윌리엄 예이츠가 잠들어 있는 더블린의 북서쪽 끝 항구 슬라이고, 그리고 이니스프리 호수,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과 베로나의 줄리엣 묘, 소설의 순교자 플로베르의 루앙과 크루아세, 모뉘망탈 묘지와 리 마을, 체호프와 그의 아내가 잠들어 있는 노보데비치 수도원 묘지, 스타니슬랍스키 묘, 묘석도 비석도 없이 묘를 사이에 두고 가느다란 길만 나 있는 톨스토이 묘,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와 리도섬,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 크레타를 담았다. 7부는 ‘베를린에서 빈까지’이다. 베를린의 유대인 희생자 묘역, 베벨 광장의 분서 추모 공간, 마르크스 엥겔스 광장, 클로드 로랭과 드레스덴 고전 거장 미술관, 카프카의 프라하, 그리고 베토벤·모차르트·슈베르트·쇤베르크의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긴 여정이 담겼다.
  • 1. 장미와 함께 잠들다 - 몽파르나스 묘지 푸른 문의 종소리 인생의 일요일 -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합장묘 인공 낙원의 요람 - 샤를 보들레르 파리의 이방인 - 사뮈엘 베케트 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원히 함께 - 수전 손택과 사뮈엘 베케트의 생사 전후, 영원의 장면들 쉼 없는 말들은 장미꽃 아래로 - 외젠 이오네스코 황금 장미를 보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 종소리 푸르게 울려 퍼지고 - 몽파르나스 묘지에서 나서다 2. 펜으로 바꾼 세상, 세기의 전설 - 팡테옹 세기의 전설, 팡테옹에 이르다 - 빅토르 위고 오직 펜으로, 세상을 바꾸다 - 에밀 졸라 3. 붉은 장미 가슴에 묻고 - 몽마르트르 묘지 파리의 하늘 밑, 한여름 낮의 꿈 - 몽마르트르 묘지를 향하여 붉은 장미 가슴에 품고 - 마르셀린 데보르드 발모르 검은 양의 자서전 - 프랑수아 트뤼포 붉거나 검거나, 장미의 진실 ? 스탕달 4. 돌에 새긴 이름, 영원의 노래 - 페르 라셰즈 묘지 생의 다른 언덕 - 페르 라셰즈 묘지를 향하여 광기, 그래도 사랑이라는 - 오노레 드 발자크 시간의 향기, 백장미 쪽으로 - 마르셀 프루스트 공간 기록자의 벽에 깃든 생(生) - 조르주 페렉 언덕 위의 두 시인 - ...
  • 책 속에서 누구든 몽파르나스 묘지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를 만난다. 그들은 묘지 정문에서 초입, 그러니까 불르바르가 제20구역에 영면해 있다. 나는 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자동으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작고 아담한 집을 찾곤 한다. 처음엔 사르트르 혼자였는데 6년 후 보부아르가 이 생(生)을 떠나 그와 합장됨으로써 살아생전 그들이 보여주었던 계약 결혼 관계의 자유로운 형식이 죽어서는 영원한 한 쌍으로 하나의 묘석 아래 붙잡혀 있는 형국이다. 그들은 이제 ‘꼼짝없이’ 하나의 묘석 아래 묶여 있게 된 셈이다. 살아생전 경어를 사용했고, 한집에 함께 살지 않았던 사람들인데 말이다. 여행을 가거나 호텔에 방을 얻을 때면 나란히 각자의 방을 얻고, 같은 구역의 각자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수시로 각자의 연인들을 거느리며 51년간의 독특한 동거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이 아닌가. 그런 마당에 사후 그들을 하나의 묘석 아래 묶어놓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누가 보부아르를 거기에 묻었는가. 사르트르를 보내며 썼던 보부아르의 『작별의 의식』은 결국 ‘합일의 의식’을 예고한 것인가. 그들 잿가루의 잔해 사이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 15~16쪽 수전 손택은 1933년 뉴욕에서 태어나 2004년 뉴욕에서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녀가 잠들어 있는 곳은 뉴욕이 아닌 파리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사건인 ‘태어나고 죽는 사건’에서 배제된다. 나도 모르게 태어나고 나도 모르게 죽는다. 태어나기 전의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죽음 이후에 대해서 나는 유언을 통해 개입할 수 있다. 수전 손택은 백혈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유일한 혈육인 아들 데이비드 리프에게 유언을 남겼다. 파리에 묻어달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사뮈엘 베케트 가까이. - 52쪽 「코뿔소」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나치와 파시즘, 전쟁과 이산(離散)의 고통을 겪은 이오네스코의 부조리한 세계 인식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코뿔소」는 20세기 중반에 발표된 소설이자 부조리극이지만, 코뿔소적인 상황은 지금 이곳의 현실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 63쪽 팡테옹에서 나오자 가을 하늘은 쾌청했다. 졸라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이 세상을 떠났다. 1902년 9월 28일, 메당에서 평온하게 휴식을 취하고 파리로 돌아온 다음 날인 29일 아침이었다. 사인은 벽난로 굴뚝이 막혀 조개탄 가스 유출로 인한 중독사였다. 그의 아내가 먼저 쓰러졌고, 그는 상한 음식을 먹은 탓이라고 아내를 달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신선한 공기를 쐬면 좀 나아질 거요.” - 119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하나의 회상에서 다른 회상으로 넘어가는 사이사이 무수히 많은 시간의 주름이 접혀 있다. 겨울날 외출에서 돌아온 화자에게 어머니가 건네준 조가비 모양의 마들렌 과자를 홍차에 적셔 맛보면서 콩브레에서의 유년 시절 삽화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듯이, 주름이 펼쳐질 때마다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 209쪽 오솔길 오르막을 지나 공동묘지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벽을 따라 걷는다. 아무도 없다. 언젠가 5월에 왔을 때에는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진지한 표정의 청년이 등에는 작은 배낭을 메고, 손에는 반 고흐 팸플릿을 든 채 조용히 곁을 지나갔었다. 서로 몇 마디 나눌 수도 있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충만한 고독을 향유하는 여정. 오래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285쪽 처음엔 사랑처럼, 뜨겁게 왔다가 가는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나에게 일어나고 ...
  • 함정임 [저]
  • 소설가. 이화여대 불문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프랑스대사관 문화과에 다년간 협력하며 한국과 프랑스 도서 소개 작업을 했고, 문학 전문 출판사와 문예지에서 현대 프랑스 문학 기획 및 에디터로 활동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이래,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버스, 지나가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 『사랑을 사랑하는 것』, 장편소설 『춘하추동』 『내 남자의 책』 등을 출간했고, 세계문학예술기행서 『소설가의 여행법』 『무엇보다 소설을』,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 『행복을 주는 그림』 『예술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작별의 의식』 등을 출간했다. 현재 동아대 한국어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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