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에는 한 음절로 된 말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어는 기본적으로 자음과 모음이 결합해야 소리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어는 자음 또는 모음 한 음절로 된 말이 많이 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한 음절로 된 일본어를 집중 탐구하는 것입니다.
◎ 한 음절로 된 말은 일본어의 씨앗과 같습니다. 그 말속에 모든 일본어의 감각, 감성, 버릇, 속성 등이 녹아있습니다. 그 말이 싹을 내밀어 수많은 어휘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기본 어휘를 알아야 그 말에서 파생된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고, 또 매끄러운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하여 일본어 특유의 탁음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어에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15세기 중엽까지 탁음을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후 점차로 탁음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은 청음과 탁음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어는 그것을 구별합니다. 한국인이 일본어를 사용할 때 매우 신경이 쓰이고, 또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탁음입니다. 필자가 이전에 출간한 『한국어로 잡는 일본어』(425p)에서 예로 들었듯이, 일본인은 탁음으로 한국인을 식별합니다. 탁음에 대한 철저한 학습 없이는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일본어 탁음 탐구에 유익한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 또 한국어는 단음과 장음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물론 말할 때 단음과 장음을 잘 구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먹는 ‘밤’과 낮의 반대말 ‘밤’, 사람의 ‘배’와 과일 ‘배’ 등은 미묘하게 다른 발음의 장단으로 구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행적인 구별법입니다. 단음과 장음을 구별하여 표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어는 단음과 장음을 구별하여 표기합니다. 그래서 일본인은 단음과 장음을 명확하게 구별하여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의 외국어 표기법에 따르면,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섬 きゅうしゅう(九州)는 ‘규슈’, 서부 일본의 대도시 おおさか(大阪)는 ‘오사카’로 써야 합니다. 그러나 일본인에게 ‘규슈’, ‘오사카’라고 발음하면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큐우슈우’ ‘오오사카’라고 발음해야 잘 알아듣습니다. 한국인이 일본어를 사용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감지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장음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으로 일본어 장음을 제대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 이 책은 저자가 기획한 ‘역발상일본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입니다. 특히 이 책은 한음절로 된 일본어 어휘를 망라하여 독자들이 힘들이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저자는 어학 공부에 지름길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역발상일본어’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연상기억 · 반복훈련 기법을 도입하였습니다. 학습자의 의식 속에 잠자고 있던 어학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어휘를 배열하고 그것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예문을 제시하였습니다.
◎ 한국인이 일본어를 학습할 때 한 음절로 된 말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한 음절로 된 일본어는 일본인의 감정이나 감각이 가장 순수하게 배어있는 말입니다. 일본인의 정서와 감각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기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꼭 익혀야 하는 어휘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성공합니다. 어학 공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한음절로 된 어휘는 일본어의 기본입니다. 이것을 빈틈없이 익혀야 일본어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의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 참고로 ㈜휴면메이커 출판사에서는 이미 『한국어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①), 『리사이클링으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②), 『사람으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③), 『감각으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④)를 간행했고, 이번에 『한음절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⑤)를 여러분 앞에 내어놓습니다. 5월 중순에 『한자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⑥)와 『한자로 잡는 일본어？？』(역발상일본어⑦)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역발상일본어’ 시리즈로 여러분의 일본어 공부가 일취월장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숫자 쉰을 ‘い’라고 읽기도 합니다. 오십 일, 즉 쉰 날을 いか(五十日)라고 합니다. 쉰[五十]을 ‘いそ’로 읽기도 합니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의 이름이 やまもと いそろく(山本五十六)였습니다. 그의 부친이 56세 때 얻은 자식이라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p37)
◎ [衣]는 ‘い’로 읽히며 뜻은 옷. 그러나 승려의 기물이나 옷을 이르는 불교 용어로 사용할 때는 ‘え’로 발음합니다. えはつ(衣鉢) = 의발 びゃくえ(白衣) = 백의 ほうえ(法衣) = 법의 / 또 ‘衣’ 字는 매우 다양하게 읽힙니다. * うわぎ(上衣) = 겉옷 ; 윗도리 * かずき(被衣) = 장옷 (옛 여자가 나들이 할 때 머리부터 덮어 쓰던 옷) * くろご(？衣) = 검은색 승복 * ねまき(？衣) = 잠옷 * ゆかた(浴衣) = 욕의 ; 여름철에 입는 무명 홑옷(p50)
◎ [下]는 ‘か’로 읽고, 뜻은 아래 ; ~의 아래. ♣ 그러나 ‘下’는 ‘げ’로 읽기도 합니다 げすい(下水) = 하수 じょうげ(上下) = 상하 げねつ(下熱) = 해열 げしゃ(下車) = 하차 げじゅん(下旬) = 하순 げこう(下校) = 하교 ♣ 훈독 した(下) = 아래 ; 밑 * やねのした(屋根の下) = 지붕 밑 * したへおりる(下へ下りる) = 아래로 내려가다(p105)
◎ [早] 명사 앞에 붙여서 사용합니다. ‘さ’로 읽음. ① ‘이르다’ ‘어리다’의 뜻. 모종 특히 볏모는 なえ(苗)인데, さなえ(早苗)라고 하면 못자리에서 막 옮겨 심을 무렵의 어린 볏모를 뜻합니다. 고사리는 わらび(蕨)인데, さわらび(早蕨)라고 하면 새싹이 갓 나온 어린 고사리를 말합니다. 참고로 さっきゅう(早急)는 ‘몹시 급하다’, さっそく(早速)는 ‘즉시’라는 뜻입니다. ② 음력 5월과 관계가 깊은 말에 사용합니다. 음력 5월さつき(早月), 5월 장마를 早みだれ라고 합니다. 장마는 원래 6월 중순에 시작되는데, 그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早’ 자를 붙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참고로 さみだれ는 ‘五月雨’라고 쓰기도 합니다. 처녀를 さおとめ(早乙女)라고 합니다. 원래 さおとめ는 ‘모내기 하는 처녀’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おとめ를 ‘五月少女’라고도 씁니다. 그 말이 변화하여 일반적인 처녀나 소녀를 뜻하게 되었습니다.(p197)
◎ [頭]는 ‘ず’로 읽고 뜻은 머리. ずきん(頭巾) = 두건 ずつう(頭痛) = 두통 ずのう(頭？) = 두뇌 /♣ ‘頭’는 ‘とう’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たいとう(台頭) = 대두 ぼっとう(？頭) = 몰두 せんとう(先頭) = 선두 ぼうとう(冒頭) = 모두 きょとう(巨頭) = 거두 てんとう(店頭) = 점두
♣ ‘頭’는 ‘と’ ‘あたま’ ‘かしら’ 등으로도 읽습니다. おんど(音頭) = 선창 ; 앞장 あたまきん(頭金) = (선불) 계약금 なみがしら(波頭) = 물마루 はたがしら(旗頭) = 한 무리의 우두머리
めがしら(目頭) = 눈자위(p243)
◎ [間] ‘ま’로 읽음. ① 사이 * このま(木の間) = (나무와 나무) 사이 * 間(ま)もなく = 곧 머지않아 * まぢかい(間近い) = 아주 가까움 * しらぬまに(知らぬ間に) = 자신도 모르는 새(어느 새) * あっという間(ま)に = 눈 깜짝할 사이에 * あそぶまがない(遊ぶ間がない) = 놀 시간이 없다. ♣ まおとこ(間男)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방질, 샛서방이라는 말입니다. ‘서방질을 하다’ = ‘間男をする’. 間男를 다른 말로 まぶ(間夫) 또는 じょうふ(情夫)라고 합니다. ② 틈 ; 기회 * まあい(間合) = 짬 ; 틈 * まをうかがう(間を伺う) = 틈을 엿보다. ③ 방 * ようま(洋間) = 양실 おうせつま(？接間) = 응접실 * まじきり(間仕切り) = 칸막이 함 * ろくじょうのま(六？の間) = 다타미(？) 6장짜리 방 ♣ 다타미 2장이 한 평(坪), 그러니까 다타미 6장짜리 방은 3평 방입니다.(p406)
◎ [屋] ...명사에 붙어서 쓰입니다. ‘や’로 읽음. ① 그 직업을 가진 사람 또는 옥호를 이름. * やおや(八百屋) = 채소 가게(장수) * さかなや(魚屋) = 생선 장수(가게) * せいじや(政治屋) = 정치꾼 ♣ 일제 강점기 때 ‘~ や’로 불리던 옥호가 해방 후에도 그대로 우래옥(又來屋), 청진옥(淸進屋) 등으로 불리는 가게가 적지 않습니다. ② 남을 깔보아 부를 때 쓰는 말 ; 쟁이 ; 꾼 * せんみつや(千三つ屋) = 허풍쟁이 * わからずや(分からず屋) = 고집쟁이(벽창호) * さむがりや(寒がり屋) = 추위를 잘 타는 사람(p445)
◎ 일본의 おおさか(大阪)를 우리나라 외래어 표기법대로 표현하면 ‘오사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인에게 ‘오사카’라고 말하면 그들이 그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지요! ‘오오사카’ 또는 ‘오-사카’라고 말해야 알아듣습니다. 집주인을 이르는 おおや(大家)를 우리나라 외국어 표기법대로 쓰면 ‘오야’가 되는데, 일본에서 ‘오야’라고 발음하면 일본인은 おや(親) 즉, 부모로 알아듣거든요? 일본인이 못 알아듣는 일본어를 일본에 가서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p492)
구태훈 [저]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쓰쿠바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근세사를 전공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학보' 편집위원장, 한국 일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일본무사도', '전통사회의 사회질서와 경제발전', '일본고대, 중세사', '일본근세, 근현대사', '일본사 파노라마', '구태훈 교수의 안중근 인터뷰'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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