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렘 알렉산더는 네덜란드 국왕이다. 왕실 가 사람들은 내각에 전혀 관여하지 않지만 국민의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다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며 살고 있다. 여러분은 실제로 알렉산더 왕을 만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는 KLM의 단거리 노선의 부기장이기 때문이다. 왕이 상사의 눈치를 볼 것인지 상사가 왕의 눈치를 볼 것인지 궁금해지는데 …… 왕의 생일을 영어로는 킹스데이, 네덜란드어로 꼬닝스다흐Koningsdag라고 한다. 이 날은 네덜란드 최대 국경일이자 국민적 축제를 벌이는 날......”
KLM항공 승무원에서 시작해 네덜란드와 인연을 넓고도 깊게 맺은 언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네덜란드 구석구석을 ‘관광’이 아닌 ‘체험’으로 누빈 이승예의 이야기. 어쩌면 우리 삶에도 가끔은 시원한 맥주한잔 같은 거품이 필요할지도......
국왕도 친구가 되는 나라! 국왕과 '킹스데이' 축제를 만끽하며 느꼈던 자유, 시원한 맥주 한 잔 처럼, 때로는 인생의 거품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잔잔한 음악처럼 즐겼지만, 거품이라기엔 너무 소중했던 네덜란드와 함께했던 730일간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1. 아를의 밤
2. 바람
3. 잔소리
4. 냄새
5. 빈병팔이
6. 작은 것이 아름다워
7. 새처럼 날고 싶어
8. 네덜란드에서는 거지도 영어를 한다
9. 네덜란드의 쉰들러, 코리 텐 붐 이야기
10. 진짜 풍차를 보셨나요?
11. 유럽의 한복판에서 항일을 외치다
12. 사랑해 미피!
13. 인간에게 필요한 공간
14. 사랑은 나막신을 싣고
15. 내 인생의 거품을 위하여
16. 하늘 놀이터
17. 변신
18.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19. 전통 치즈시장
20. 마법의 단어 에프텔링
21. 내 마음 속 다락방
22. 초대받지 않은 손님
23. 특별한 선물
24. 암스테르담 홍등가의 비밀
25.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생일파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26. 네덜란드의 산타
27. 인생은 사랑
28. 자유를 자유하라
29.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30. 야경
31. 창문
32. 농부의 음식
33. 고흐와 나
34. 아름다운 것들
35. 자전거에는 날개가 있다
36. 섬
37. 어떤 하루
38. 운하
39. 거인 나라
40. 고흐 자화상
41. 물 위의 집
42. 결국은 해피엔딩
43. 하링 한 마리 해줘야지!
44. 스마일 걸
45. 세 번의 비쥬, 두 번의 포옹
46. 일상은 사소하지 않...다
47. 목적지는 바로 당신입니다
48. 보이지 않는 길
처음 암스테르담 시내에 도착했을 때 뭔가 시큼한 듯한 냄새가 났다. 태어나서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다. 이게 뭔가 했더니 바로 마리화나 냄새라고 동기들이 알려주었다. 어딜 가든 이 냄새가 진동해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지금은 마리화나 냄새를 맡으면 ‘암스테르담에 왔구나’라고 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_ 12p
많은 사람들이 운하에 보트를 띄워놓고 그 안에서 산다. 암스테르담에만 약 2,400척 정도의 하우스보트가 있다. 물이 많은 도시이다 보니 물 위에 살림집을 만들었다. 지금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원래의 기원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집 없는 사람들의 임시 거처로 시작된 하우스보트는 운송 용도로 사용되는 보트를 개조하여 집으로 만든 것이다. _ 39p
고흐의 자화상들 중에 특이한 것이 있다.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 그림 상으로는 오른쪽 귀에 붕대를 감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왼쪽 귀를 감은 것이다. 거울에 비친 것을 그린 것이어서, 그림 상으로는 고흐가 마치 오른쪽 귀를 자른 것으로 착각 할 수 있다. _ 62p
안나의 방에서 충전기에 꽂혀있는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휴대폰 화면에 안나와 그녀의 포주가 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이 뜬다. 안나처럼 강제로 매춘부가 된 경우도 있고 에바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매춘부가 된 경우도 있다. _ 120p
‘에그머니나!’ 엄마의 비명소리다. 햇살 밝은 대낮에 암스테르담 도시 한 가운데 떡 하니 붉은 조명이 비추는 창가에서 반라의 여성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빠는 못 본 척 딴청을 피우고 동생은 쿨하게 가던 길을 간다. 왠지 공부 안하고 딴 짓하다가 딱 걸린 학생처럼 나도 민망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_ 154P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아우라가 풍긴다. 왠지 날개 달린 원숭이들이 날아다니고, 마녀가 울부짖을 듯한 느낌의 뾰족한 마녀의 성이 보인다. 꼬불꼬불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동화책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동화의 숲에 이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에는 거의 다 ‘숲’이 등장한다. 숲과 그대로 동화된 듯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진짜처럼 움직이고 있다. _ 201P
오늘 하루 네덜란드의 시골 소녀가 되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네덜란드의 이곳 저곳 작은 마을을 찾아다니다 보면 마을마다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마을마다 차이가 있지만, 예쁜 소녀들이 입고 있는 전통 의상이다. _ 289p
기억 저편에 있던 미피가 뜻밖에도 암스테르담에서 소환되었다. 미피가 지천이다. 다양한 일상 소품으로 만들어져 상점마다 진열되어 있다. ‘일본 캐릭터인데 이 먼 곳까지 미피가 웬일이지?’ 그때까지 나는 미피가 일본 것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미피 의 본고장은 놀랍게도 네덜란드였다. _ 301P
내가 암스테르담에서 신줏단지마냥 모시는 것이 있다. 주기적으로 투숙하는 승무원들을 위해 호텔은 개인 락커를 제공해주는데 동료들은 락커에 암스테르담에서 사용할 샴푸, 크림, 가방, 신발 등을 보관해둔다. 반면, 나는 매번 이들 생필품을 캐리어에 싣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 락커에는 점령군들이 있기 때문이다. 파란색 1.5L의 빈 페트병들이 그들이다. _ 302p
이승예 [저]
어느 날 암스테르담의 산책자가 되었다. 암스테르담의 하늘 아래서 사람을 만나고 자연과 도시와 문화를 즐겼다. 그 산책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대학 졸업 후, 에어프랑스 기내통역원으로 재직 당시 〈파리지앵, 당신에게 반했어요!〉를 썼다. 이후 KLM 네덜란드 항공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했다.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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