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수 시집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 이 시집에는 일상을 벗어나서, 혹은 일상 속에서 시상을 찾아나서는 시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았다. 비루한 자아와 일상을 성찰하는 시편들과 일상을 탈피하여 정신적 이상 세계를 추구하는 시편들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한석수 시인의 첫 시집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의 시편들은 일상과 시상 사이, 혹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시인의 진지한 고뇌의 흔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 즉 “커피 한잔”을 마시는 때는 “빨간 양탄자를 타고” “아라비아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꾸는 시간인 것이다. 혹은 “스머프 인형”처럼 현실 너머의 이상향을 꿈꾸는 시간인 것이다. 커피가 “아직 따스하다”는 것은 간혹 현실에 얽매여 “알리딘 램프”를 바다에 다시 넣고 싶은 생각이 들지라도 그러한 꿈꾸기가 끝내 유의미하다는 것을 뜻한다. 아무리 각박한 현실일지라도 꿈꾸기는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석수 시인은 고위직 공무원이다. 그는 공직 사회에서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으로서 그야말로 결핍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은 어디까지나 현실의 차원에서만 설득력이 있다. 그는 정신의 차원에서는 항상 결핍감에 시달리면서 그 탈출구를 찾는 심정으로 시를 쓰고 있다. 정신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에 시달린다는 것은 그가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점을 증명한다. 사실 이러한 면모는 진정한 의미의 공복(公僕)이 지녀야할 수준 높은 자질이 아닐 수 없다. 높은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삶, 그것은 영혼이 있는 공복이 되기 위한 으뜸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일상을 벗어나서, 혹은 일상 속에서 시상을 찾아나서는 한석수 시인의 시적 경향은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비루한 자아와 지리한 일상을 성찰하는 시편들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일상을 일탈하여 정신적 이상 세계를 추구하는 시편들이다. 한석수 시인의 첫 시집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의 시편들은 일상과 시상 사이, 혹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시인의 진지한 고뇌의 흔적이다.
---- 이형권 문학평론가 충남대학교 교수
시인의 말 5
1부
벚꽃 그늘 아래서 14
매화 꽃잎 바라보며 15
봄이란 17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 19
무제 21
일출을 기다리다 22
용꿈 23
첫 눈 오는 날 24
11월 출근길 25
가을 하늘 26
눈물이 났다 27
거울 보다가 28
칠갑산 진달래꽃 29
남매탑에서 30
복수초 31
그 자리 32
올레길 돌다보니/ 같은 하늘 아래/ 눈발도 내리고 유채꽃도 피고/ 동백은 숨어 혼자 흐드러지고/ 여전한 것은 바람뿐/ 마음도 덩달아 흔들리더라/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것은/ 호리병 속 자신을 꺼내주고 싶어 설까/ 빨간 양탄자를 타고 싶은 거야/ 아라비아 하늘을 날고 싶은 거야/ 어딘가 스머프 인형처럼 쪼그려 있을/ 내가 보고 싶은 거지/ 몇 모금 남았을까/ 아직 따스하다/ 저 바다 속에 풍덩 다시 던져 넣을까/깜짝 놀란 거인은 어떤 거래를 하자고 할까
---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 부분
한석수 [저]
1959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고, 한양대학교 및 미국 아이오와대학(Ph.D.)을 졸업했으며, 2009년 계간시전문지 {애지}로 등단했다. 교육과학부 혁신인사기획관, 충남대학교 사무국장, 충남교육청 부교육감, 충남교육감 권한대행, 교육과학기술연수원장, 교육과학부 정책조정기획관, 대학지원관, 교육정보통계국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전북대학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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