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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 그리움을 담은 이북 음식 50가지
위영금 ㅣ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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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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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page/129*189*27/43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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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59257919/1159257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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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별 같은 이 밥을 먹으려고 태어났나 봐!” 함경도에서 담아온 주렁진 그리움으로 맛과 기억을 요리하다 2022년 남북통합문화콘텐츠 창작지원 공모 선정작 먹고살기 위해 떠나온 지 25년, 맛과 기억을 요리하며 떠올린 아롱진 나날들 “어떻게 지내? 우리 밥 한번 먹어야지.” 때로는 건성으로 건네는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 때가 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지나가는 말로, 인사치레로, 혹은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때 우리는 ‘밥’을 핑계 삼는다. 그리고 이 말은 누군가에게 기쁨으로, 슬픔으로, 감사로, 아픔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밥 한 끼가 아쉽지 않은 풍요로운 세상에 산다. 그러나 매일의 한 끼를 위해 우리는 살아간다. 밥은 곧 삶이고, 사람이다. 저자의 고향은 함경남도 고원이다. 탈북한 지도 25년이 되었다. 그에게 음식은 현실이었고, 생존의 문제였다. 굶어 죽지 않으려 두만강을 건넜고,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여전히 아프지만, 과거를 잊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해소할 수 없는 허기짐이 있다. 기억 속의 맛에 대한 욕구를 100% 충족시키기란 어렵다. 추억으로 각인된 음식은 어렴풋하지만 선명하다. 마음의 허기짐 또한 그렇다. 삶의 간절함은 이제 그리움으로 점철되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맛과 기억으로 남았다. 이제 나는 “밥 한번 먹자”고 말하며 밥으로 잃었던 모든 것을 떠올린다. 아프지만 그리운 나날을 되새기며 만난 소중한 가치 우리는 매일 음식을 마주하고 경험한다. 음식은 ‘먹을 것’이며 ‘먹을 것’의 절반은 기억이다. 원초적인 맛은 ‘어머니’의 손맛에서 시작한다. 맛은 혀를 통해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오감을 동원해야 비로소 진정한 맛을 알 수 있다. 혀끝에서 시작해 보고, 듣고, 맛보고, 씹고, 삼키면서 맛을 기억하는 것이다. 어느 곳이든 그만의 정서가 있다. 일상에서 먹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 저자는 시간에 묻힌 이야기를 꺼내어 기억을 요리한다. 이 기억의 요리는 시공간을 넘나든다. 삶을 만들어온 요리는 낯설어서 기억되지만 때로는 특별하지 않아서 안도감을 준다. 음식은 그 지역과 문화를 드러내는 강력한 매개체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념과 체제, 문화의 간격을 뛰어넘는 유일한 매개체다. 또한 ‘밥 한 끼’는 그 어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치료제이기도 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대부분이 얼어붙어 있고 남북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색된 지금, 이토록 모두가 어려운 와중에도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은 음식이다. 그리고 가난과 풍부함을 가진 스토리 있는 음식은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낸다. 이 책은 북한의 지역과 문화,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50가지 음식을 통해 북한의 다양한 식문화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강냉이죽에서 시작해 장마당에 등장한 다양한 음식까지 북한 사회의 변화를 볼 수 있다. 김소월, 백석 등 문인의 시와 함께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일러스트에 그리움을 담아내었다. 각 꼭지마다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덧붙여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만들어온 맛과 기억에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가족과 함께 먹는 밥이든, 혼자 먹는 밥이든 ‘밥’이 당신의 마음을 달래주기를, 그래서 밥 한 끼가 고달픈 이들에게도 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들어가며_우리 민족이 만든 맛과 기억 1. 발효의 감각을 되새기며 | + 김치_옹골진 맛의 기억 쩡한 맛 함경도 명태김치 | 낯선 곳에서 맛본 삼수갑산 갓김치 | 입맛을 살려주는 평안도 나박김치 | 풋강냉이와 함께 먹는 열무김치 | 두만강 너머 알싸한 맛 영채김치 + 식해_조화로운 발효의 맛 그 많던 명란은 어디로 갔을까 | 새콤하게 삭힌 명태식해 | 약방의 감초, 멸치로 만든 젓갈 | 쌀을 달곰하게 삭힌 음료, 식혜 | 좁은 동네에 들어온 동해안 고래 2. 끼니로 빈부를 가늠하던 날들 + 밥·죽_별처럼 빛나는 한 끼 장작불에 끓여 먹는 강낭죽 | 김치밥, 무밥, 나물밥, 감자밥 | 볼이 미어지게 먹었던 쌈밥 | 고난의 행군 속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 솥에서 별처럼 빛나는 쌀밥 + 국수_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안동국시 닮은 강냉이국수 | 꼬리 달린 올챙이국수로 여름을 식히며 | 유명세로 대물림되는 함흥냉면과 평양냉면 | 칡국수, 도토리국수 질리도록 먹어봤니? | 손으로 뜯어 넣어 뜨더국 3. 취한 듯 살고 싶은 인생이어라 + 술_누룩 익는 냄새에 숨은 이야기 술 이야기에 아버지를 빼놓을 수 없지 | 서민의 마음을 달래주는 밀주, 농태기 | 술 익는 ...
  • 굶주림이 일상을 덮쳤다. 많은 사람이 그저 먹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죽었다. 역전 골목과 길거리에 먹거리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존재도 알지 못했던 장마당이 갑자기 늘어났다. 먹거리는 신념이나 가치보다 우선했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거친 것과 부드러운 먹거리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렸다. 처음에는 소나무 껍질을 가공한 것과 각종 나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중국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빵이며 기름에 튀긴 완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빵 하나에 집을 내놓은 사람도 있으니 어려운 시기 음식은 곧 하늘이다. 하늘 같은 음식을 얻으려고 사람들은 갖가지 먹거리를 개발했다. 맛보다는 허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 두부는 소화가 빠른 고급 음식이었다. 두부 한 모보다는 중국에서 들어온 밀가루로 만든 완자나 꽈배기 하나가 낫다. 덜 배고프면서 칼로리가 높아 하루를 견딜 수 있는 영양가 있는 밥이 필요했다. 수요를 알아챈 사람들이 만든 것이 두부밥이다. 두부밥은 두부를 삼각으로 잘라 기름에 튀거나 구워서 가운데 칼집을 내고 쌀밥을 한주먹 넣고 양념을 올리는 것이다. 두부밥은 한 개를 먹어도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어려운 시기 개발된 영양 만점 음식이다. 장마당에는 두부를 기름에 튀겨 밥을 넣고 양념을 올린 쪽배 모양의 두부밥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옥수수 뿌리나 풀로 만든 음식은 거칠어서 목으로 넘기기 힘들다. 이전에는 돼지에게나 주었던 술지게미로 만든 음식도 있다. 먹고살기가 힘드니 술지게미로 만든 음식을 먹고 취한 듯 비틀거리기는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용식품조차 없어서 죽어갔는지 모른다. 그 시절 두부밥은 사람을 살렸다. (중략) 돈 한 푼 없어 음식 주위를 돌고 돌다가 기름 냄새만 가득 채우고 돌아서던 날들. 굶어 죽기 싫어 얼굴에 꼬질꼬질한 때가 가득해도 눈만은 반짝이는 아이들이 장마당에서 무리지어 음식을 훔칠 틈새만 노린다. 어느새 날쌔게 먹을 것을 훔치면, 사람들은 훔친 사람을 신고하는 것보다 음식에 그물을 치고 방어하는 쪽을 택한다. 성공하면 의리 있게 나누어 먹는 아이들을 보라. 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 누가 누구에게 도둑이라고 벌을 주겠는가.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고 악을 쓰고 살아남았다. 어려운 시기를 아프지 않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양념을 올린 한 개의 두부밥, 인조고기밥을 그때처럼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다. _「고난의 행군 속 두부밥과 인조고기밥」중에서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누군가는 지나가는 말로 인사치레한 것일지 모른다. 나는 밥을 먹겠다고 고향을 떠났고, 밥을 먹겠다고 얼마나 비굴했는지 모른다. 밥을 먹지 못해 가족을 잃었고, 밥을 얻으려 별일을 다 한다. 밥은 곧 생명이고, 하늘이고 신神이다. 밥솥을 열면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는 쌀밥이 있다. 지금의 삶에서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나는 쌀밥을 먹을 때 제일 행복하다. 이것을 먹으려 얼마나 험한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가. 밥 한술이 없어 먼저 간 사람들에 비하면 성공한 삶이다. 반찬이 없어도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흰밥이 있으면 간장만 넣고 비벼 먹어도 좋다. 뜨거운 밥을 그냥 삼켜도 좋다. 개 한 마리가 흰쌀밥이 싫다는 듯 그릇을 엎는 것을 보고 놀랐다.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시간여행이라도 했는가.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동정하는 척하지만 그뿐이다. 내가 가진 것이 없으니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내게 밥이 없을 뿐이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내가 하는 무언가는 불법...
  • 위영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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