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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밭 걷기 : 안희연 시집
문학동네시인선1 ㅣ 안희연 ㅣ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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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4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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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page/130*224*0
  • ISBN
9791141600778/1141600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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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한 사람을 구하는 일은 한 사람 안에 포개진 두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굉장한 것 빛 쪽으로 한 걸음 더 내딛겠다는 의지와 다짐 생의 감각을 일깨우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슬픔도 결핍도 정면으로 마주하며 섬세하고 정확한 문장으로 담아내는 안희연 시인, 그의 네번째 시집 『당근밭 걷기』가 문학동네시인선 214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여름 언덕’에서 내려와 ‘당근밭’을 걸으며 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삶의 신비와 여분의 희망을 건져올리려 애쓴 시인의 지난 4년을 담고 있다.
  •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안희연 신작 시집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안희연은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창비, 2015)와 이어진 두 권의 시집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현대문학, 2019)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창비, 2020)을 통해 동료들에게 “한 손에는 미학, 한 손에는 깊이를 포획”(시인 이원)하고자 하는 시인이며, “깨달음의 우화와도 같은” 시편들을 통해 “기어이 어떤 연약한 강인함에 가닿는다”(시인 이제니)는 미더운 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시집은 ‘여름 언덕’에서 내려와 ‘당근밭’을 걸으며 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삶의 신비와 여분의 희망을 건져올리려 애쓴 시인의 지난 4년을 담고 있다. 가위는 가로지르는 도구다. 가위는 하나였던 세계를 둘로 나누고 영원한 밤의 골짜기를 만들고 한 사람을 절벽에 세워두고 목소리를 듣게 한다. 발아래, 당신의 발아래 내가 있으니 그냥 돌아가지 말아요. 절벽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가위는 있다. 그는 밤 가위로 밤을 깎는다. 밤의 껍질은 보기보다 단단하다. 밤으로부터 밤을 구하려면 밤도 감수해야 한다. 피부가 사라지는 고통을. 그래도 조각나지는 않는다. 밤 가위는 밤의 둘레를 천천히 걸어 하나의 접시에 당도한다. 당신 앞에 생밤의 시간이 열릴 때까지. 당신 발밑으로 이유 없이 새 한 마리가 떨어진다면 제가 보낸 슬픔인 줄 아세요. 저는 아직 절벽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_「밤 가위」 전문 서시 자리에 놓인 이 작품은 안희연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을 잘 보여준다. “영원한 밤의 골짜기” 속 “절벽”에 세워진다 해도, “생밤의 시간이 열릴 때까지” 천천히 나아가보겠다는 태도. 낮과 밤을 가로질러 세계를 이등분할 만큼의 위력은 없어도 “피부가 사라지는 고통을” 감수할 의지와 각오로 손에 들린 가위를 써보겠다는 간절함이 엿보인다. 그런 화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돌’이다. “어디서 굴러온 돌일까. 쥐어보니 온기가 남아 있다.” 처음엔 “가엾은 돌”이라 생각했다. 하나였으니까. 그러나 곧이어 굴러온 또다른 돌. “거듭해서 말해져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이 돌들은 “간곡한 돌”이 된다. 점차 “무거운 돌”이 되었다가 “무서운 돌”이 되기도 하고, “굉음을 내며 무너져내”릴 만큼 쏟아지는 돌은 “모르는 돌”이자 “무한한 돌”. 이쯤 되면 “틀림없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돌의 의지”(이상 「발광체」)를 들여다보는 것, 시인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 안희연의 화자는 “돌을 태운다”(「간섭」) . 『당근밭 걷기』의 1부는 이렇듯 삶과 세계에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들여다보려는, 몸과 마음을 다하려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굳은 모양을 보면/ 어떻게 슬퍼했는지가 보인다/ 어떻게 참아냈는지가”(같은 시). 그러므로 “매일의 디테일로 맞서는/ 최선의 사람”(「썰물」)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모두 나의 땅이라 했”을 때 “그게 뭐든 무해한 것”을 심고자 한다. “눈을 감았다 뜨면, 무언가 자라기 시작하고” ‘나’는 “기르는 사람이 된다”. 그 ‘당근밭’에는 이제 “비로소 시작되는 긴 이야기”가 생겨나리라(이상 「당근밭 걷기」). 지난 시집 ‘시인의 말’에서 안희연은 “나는 평생 이런 노래밖에는 부르지 못할 것이고, 이제 나는 그것이 조금도 슬프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에 이어진 “담대한 척 고백해놓고/ 조금은 슬펐”다는 혼잣말, “단박에 알아”본, “너”라는 존재는 그러므로 더 귀하다. “백지 앞에서 마음이 한없이 캄캄해질 때/ 너는 등뒤에 집채만한 나무 그림자를 매달고 나타나/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때 알았네 한 사람을 구하는...
  • 시인의 말 1부 굳은 모양을 보면 밤 가위/ 발광체/ 간섭/ 갈망/ 코트룸/ 격불(擊拂)/ 예언/ 터트리기/ 썰물/ 소등 구간/ 청음실/ 당근밭 걷기/ 긍휼의 뜻 2부 비를 맞을 땐 비를 맞아야지 밤의 석조전/ 떨기나무 아래/ 글라이더/ 나의 시드볼트/ 립살리스 레인/ 토끼굴/ 초령목/ 자귀/ 가는잎향유/ 율마/ 변화하는 새의 형태/ 하나의 새를 공유하는 사람들/ 청귤/ 밀물 3부 너는 나의 가장 무른 부분 본섬/ 단차/ 진앙/ 토끼 연주/ 북극진동/ 기록기/ 겨울의 행방을 물으신다면/ 망각은 산책한다/ 북 치는 소년/ 확대경/ 파동과 경로/ 정거장에서의 대화/ 구스베리 구스베리 익어가네/ 부록씨 삶으로 데려오기/ 점등 구간 4부 느리게 오는 아침을 맞아요 각인/ 조각 공원/ 물색/ 물결의 시작/ 수진의 기억/ 관제탑과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었고/ 호재/ 둘레석/ 독 안에/ 야광운/ 반건조 살구/ 청혼/ 파랑/ 미결/ 동률/ 굉장한 삶 해설| 슬픔의 모양과 사랑의 모양_이재원(문학평론가)
  • 돌은 자신이 초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하다 무고하게 빛난다 돌이 녹는 모양을 본다 돌 아래 흰 종이를 받쳐두어서 흐르는 모양 잘 보인다 너는 시간을 이런 식으로 겪는구나 너는 네게 불붙인 손 사랑할 수 있니 _「간섭」에서 까맣게 탄 몸으로 그것은 걷는다 빗방울의 언어가 얼룩으로만 쓰여지듯 흰 종이가 흰 종이인 채로 남아 있더라도 말해진 것이 있다고 _「갈망」에서 쓸려나간 채로 걷기 참신한 가지 요리법 발명하기 지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식탁에게 매일의 디테일로 맞서는 최선의 사람 내 안에서 내가 다 끓어넘친 뒤에도 끝까지 끓고 있는 내가 있다면 타락죽이라고 불러볼까 타락죽은 우유로 만든 죽 참회나 갱생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_「썰물」에서 작은 새야, 나도 모르겠어 어쩌다 우리가 한몸에 깃들었는지 무엇이 우리를 끌고 가는지 월담을 꿈꾸는 발꿈치를 갖게 됐는지 내 인생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는 나의 가장 무른 부분 나는 너의 가장 탁한 부분 억지로 꿰매지 않고 다만 갈 뿐 _「점등 구간」에서 백지 앞에서 마음이 한없이 캄캄해질 때 너는 등뒤에 집채만한 나무 그림자를 매달고 나타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누가 본다고 이렇게 정성 들여 지붕을 색칠하려는 걸까? 땅만 보고 걷는 사람은 거기 지붕이 있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할 텐데 그러면 너는 단 한 사람이라고 말해 단 한 사람은 지붕의 색을 이정표 삼아 이곳을 찾아와줄 거라고 _「긍휼의 뜻」에서 그가 나를 데려가리라는 걸 어떻게 알았냐고요? 저는 다만 살아 있었을 뿐이에요. 물빛은 물과 빛의 포개짐이지만 물은 물에게로, 빛은 빛에게로 돌아갈 뿐이죠. _「가는잎향유」에서 근사한 여행이었죠? 여독이 풀리지 않은 얼굴로 그가 묻는다. 우리가 다녀왔어요? 그는 싱거운 소리 다 듣겠다며 그나저나 우리 얼굴이 많이 탔네요. 다녀온다는 건 그곳의 태양으로 얼굴을 그을리는 일인가봐요, 했다 _「밀물」에서 어떻게 살 거냐고 묻지 마세요 어떻게 살아 있을 거냐고 물으세요 오늘도 무사히 하루의 끝으로 왔다 나의 범람, 나의 복잡함을 끌어안고서 _「물결의 시작」에서
  • 안희연 [저]
  • 저자 안희연은 1986년 경기 성남에서 태어났다.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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