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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뭐 먹고 살쪘니? : 김봄 산문집
김봄 ㅣ 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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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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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page/132*190*22/296g
  • ISBN
9791187361169/11873611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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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의 두 번째 산문집! 음식, 기억, 그리고 사람에 대한 솔직발랄한 보고서 처음, 김봄 작가와 이 책을 계약할 때, 난 이 책이 음식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추억 속의 음식을 떠올리는 따뜻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정을 보면서, 그건 나의 피상적 이해에서 비롯된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음식’이 아니다. 침이 고이게 하는 레시피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맛있는 음식들은 조연의 역할에 머물러 있다. 그 음식을 사주거나 만들어준, 혹은 함께 나누었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한다. 짝사랑했던 체육 선생님이 사주신 돈까스, 친구들과 불화로 불쑥 떠난 여행에서 맛보았던 주꾸미, 프랑스 화가들과 함께 먹었던 막국수, 비오는 날 어머니가 부쳐주었던 채소 부침개...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내 인생라면은 언제였더라? 내 짜장면의 기억에는 누가 함께 했었지? 어느새 음식을 넘어 추억 속 사람들을 더듬어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음식은 내 몸의 살이 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은 내 영혼의 살이 되었다는 사실을 홀연히 깨닫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산문집『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보여줬던 김봄 작가 특유의 솔직함과 발랄함은 두 번째 산문집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렇게 즐거운 책읽기를 마치고 나면, 당신은 추억 속의 음식을 배달시킬지도 모른다. 그리고 추억에 묻어두었던 누군가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질 수도 있다. 묻었던 추억은 다시 살아날 것이고, 잊었던 사람들은 갑자기 떠오를 것이다. 추억과 사람을 되살리는 힘, 이 책에는 그런 마력이 있다.
  • [추천의 글] 김봄 작가를 처음 만난 건 대학로의 막걸리 카페 ‘두두’에서였다. 누군가를 사적인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 하하호호 호 웃고 떠들면 좋으련만, 우린 서로의 서먹함이 가시자 울기 시작했다. 저자의 전작인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의 주인공 중 한 마리인 ‘아담’이 세상을 떠났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키보드 앞에 앉아 글을 쓰면 밤새도록 지켜 주곤 했던 아담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골뱅이 무침 한 접시가 비워질 때쯤 조금은 밝아진 얼굴로 말했다. “김치 부침개 하나 주시는데요. 아주 얇게 부쳐주세요.” 취향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하마터면 “겉은 바삭바삭하게요” 하고 덧붙여 추임새를 넣을 뻔했다. 분명히 음식에 관한 책을 썼다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은 자신의 삶을 써 내려간 이야기였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가장 익숙한 향, 메밀 향을 떠올렸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 몸에 각인되었던 그 언젠가의 기억이 소환되었다. 남편과 단둘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어느 겨울날, 막국수를 만들기 위해 메밀을 가루로 만들고 반죽을 준비했다. 다. 기다랗고 매끈한 반죽 한 덩이를 국수틀에 넣고 면 솥에 삶아내면 일곱 그릇의 국수가 나오는데, 그날은 단 한 그릇만 나갔을 뿐이었다. 우리 부부가 먹은 걸 제외해도 남은 반죽이 많았다. 남편이 주방을 정리할 동안 나는 남겨진 반죽을 비닐에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걸로 정말 뭔가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았다. 메밀 반죽을 납작하게 잘라 유산지(베이킹에 주로 쓰이는 특수한 종이)를 깔고 오븐에 넣었었다. 오븐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집안 가득 처음 맡아보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건 짙은 메밀 향이자 아이들을 키우려면 메밀 쿠키라도 만들어서 팔아야겠다는 절박함의 냄새였다. 초조함으로 오븐을 열자 뜨거운 돌덩이들이 쩍쩍 갈라진 채 줄지어 있었다. 늘 맛있는 빵과 과자가 구워지던 내 오븐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그 메밀 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차리는 사람이 되었다. 비록 벽돌 메밀 쿠키를 팔지는 못했지만, 그 돌덩이들은 메밀 향 하나만은 확실히 내 안에 각인시켰다. 그 때문이었을까. 메밀로 만든 막국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분들은 막국수도 드셨지만 올 때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오셨다. 아팠던 어린이 손님의 건강해진 모습을 보기도 했고, 결혼기념일에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아닌 국숫집을 찾는 가족 덕분에 감격스러웠던 순간도 있었다. 물론 대기시간 때문에 크고 작은 언쟁들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손님의 표정을 살펴볼 여유를 갖게 되자, 사람들은 단지 허기를 메우려고 식당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거기 참 좋았어.” “우리 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참 행복했어!” 사람들은 기억을 쌓고 일생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국숫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만남이었다. 나는 그 만남이 좋아 사람들을 모이게 할 생각만 하며 지내왔다. 이런 진심이 손님들의 마음에 닿았던 것인지, 짙은 메밀 향은 조금씩 퍼져 메밀이 가장 신선한 계절에는 ‘햇밀막국수 축제’를 열게 되었다. 내게 막국수는 그저 하나의 메뉴가 아니라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아마도 출판사에서 질책을 받을 것 같다. 추천사를 쓰려다가 내 얘기만 죽 늘어놓고 말았다. 김봄 작가의 글은 늘 그렇다. 전작 때는 세상의 모든 손여사, 김여사, 박여사, 이여사 그리고 신여사(우리 엄마)를 소환하더니, 이번 책에서는 음식으로 주변의 사람...
  • 추천의 글 프롤로그 나를 키운 건 8할이 라면이었다 라면 인생 라면 다시마는 언제나 옳다 다시마 피클 달아났던 입맛 되살리는 망고 처트니 부처님 오신 날, 나도 왔다 생일날 미역국 터미네이터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돈가스 허한 마음을 채워줬던 KFC 비스킷과 콜라 살고 싶을 때마다 순대를 먹네 속이 꽉 찬 순대 떡볶이와 고백은 패키지가 될 수 없어 떡볶이와 야끼만두 누구나 닭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산닭! 닭 한 마리는 꽤 여럿을 든든하게 한닭!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김밥 그래서 더 그리운 그때의 아버지 설탕 듬뿍 뿌린 양푼 딸기는 추억 속으로 저 밑에 가라앉은 검은 기억 짜장면 ‘생’이 아닌 ‘숨’을 삼키는 맛 주꾸미 돼지는 죄가 없다 삼겹살 아오리를 먹는 오후 사과를 이야기하는 시간 레터스독과 그날의 언니 그리고 미완의 봄 사랑했던 나의 빵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 비비지 않는 비빔밥 니들이 골뱅이 맛을 알아? 골뱅이 잡내 없는 돼지뼈찜 직접 만들어 먹는 식후땡! 플레인 요구르트 봄은 참외 한가득 여름을 좋아해 호주에서 물 건너온 영양제 그 여름의 프랑스 언니들 그리고 막국수 아삭아삭 복숭아 여름의 맛 1 새콤아삭 침이 고인다 여름...
  • 이즈음 나는 내가 뭘 먹고 살이 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몸에 대한 반성이 아니다. 기억을 들추는 일이며,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이다. 내 몸의 역사를 반추하는 작업이었다. 내 몸이 나보다 더 정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살이 오른 내 몸을 찬양했던 연인도, 음식을 두고 환호했던 순간도, 울컥 솟구치는 감정을 다잡던 기억들도 되살아났다. 그랬다. 나는 음식을 먹고 살만 찐 게 아니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라면은 어쩌다 한 번 끓여 먹는 간편식이 아니었다. 한 번 들어올 때 왕창 뱃속으로 몰려 들어왔다가 오래도록 내 몸에 머물렀다. 나는 국물 없는 비빔면이나 짜장라면을 좋아했는데, 한 개를 끓이면 언제나 부족했다. 두 개를 끓이면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정말 머리가 핑 돌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계속 하나씩 더 끓여서 먹었다. 앉은 자리에서 4개까지 먹은 적도 있었다. 배가 터질 것처럼 빵빵하고, 머릿속이 하얗게 흐려질 때 잠이 드는 게 좋았다. 그렇게 고민도, 분노도 잠시 내려놓고 잠에 빠져드는 데 익숙해져 갔다. - 〈나를 키운 건 8할이 라면이었다 라면〉 중에서 그즈음 우리가 심취했던 간식은 KFC에서 팔던 ‘비스킷’이었다. 매일 1,100원으로 비스킷과 콜라 하나를 사 먹었다. 비스킷을 사면 잼과 버터를 주었는데, 그게 ‘킬포’였다. 따끈한 비스킷을 게딱지를 따듯 윗부분을 따서 둘로 나누고, 아직 따뜻한 표면 한쪽에는 잼을, 다른 쪽에는 버터를 듬뿍 바르고 합체를 시킨다. 조급해하지 말고, 1~2분을 기다려 뚜껑을 따면, 잼과 버터가 비스킷 속살과 어우러져 있는 걸 확인하게 된다. 그 앙상블이란!! - 〈허한 마음을 채워줬던 KFC비스킷과 콜라〉 중에서 내가 본격적으로 떡볶이를 먹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다. 패스트푸드점만큼 떡볶이집도 자주 찾았다. 우리집 길 건너에는 서문여중.고가 있었는데, 지하철역부터 학교 정문까지 이르는 길가에 몇 개의 유명한 떡볶이집이 있었다. ‘모던 하우스’, ‘해피 하우스’란 이름의 떡볶이집과 ‘미소의 집’ 그리고 ‘인디안’이 우리들의 허기를 달래줬다. ‘모던 하우스’와 ‘해피 하우스’는 건물 지하에 위치한 것에서부터 가게 콘셉트는 물론 파는 메뉴와 맛도 비슷했다. 그 곳에서 나는 주로 만두 떡볶이를 먹었더랬다. 우리가 지하에 있는 카페 형식의 떡볶이집을 자주 간 이유는 서빙을 했던 오빠들 때문이었다. 우리 중 누군가는 ‘해피 하우스’의 누구를, 또 다른 누구는 ‘모던 하우스’의 누구를 찜해 놓고 있었기에, 우리는 퐁당퐁당 간격을 두고 두 곳을 오갔다. 당시 여중고 앞 떡볶이집 서빙은 이십 대 초반 혹은 그보다 어린 남자들이 담당했었다. - 〈떡볶이와 고백은 패키지가 될 수 없어 떡볶이와 야끼만두〉 중에서 언젠가 한 번은 엄마가 김밥을 싸지 않은 적이 있었다. 부부싸움을 하고 새벽 일찍 집을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일종의 사보타주. 그래서 그날만은 아빠가 김밥을 싸줬다. 똑같은 재료를 한 데 모아 싼 것인데 맛은 천양지차였다. 이럴 수도 있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김에 맨밥만 넣고 말아도 이것보다는 나을 거 같았다. 소풍날 점심은 친한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서로의 김밥을 교환해가며 먹는 재미가 있는데 그날만은 그 재미를 누리지 못했다. 내 김밥은 인기 꽝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김밥을 남겨온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형제들은 지옥에서 온 요리사 대신 엄마가 얼른 돌아와주기를 기다렸다. -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김밥 그래서 더 그리운 그때의 아버지〉 중에서 ...
  • 김봄 [저]
  •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1년《세계의 문학》신인상에 단편소설 「내 이름은 나나」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공연 기획과 스토리 창작집단인 ‘봄기획’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한서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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