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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씨앗

문학의전당 시인선1 ㅣ 김미선 ㅣ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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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시/에세이 > 시 > 한국현대시

김미선 시집 『어떤 씨앗』. <불교문예>로 등단한 김미선 시인의 첫 시집으로 주로 불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잠깐의 착시 현상처럼 시린 가을 하늘 아래 서서 자신의 전생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는 ‘인연의 누수’를 비롯해서 총 4부로 나누어 심사를 추스르는 수행의 과정 같은 시들을 수록했다.
2010년『불교문예』로 등단한 김미선 시인의 첫 시집이다. 주로 불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추천평] 수도자의 엄격한 수행과도 같은 (…) 무위적 자세는 다도의 경지와 어울린다. 김미선 시인에게 차는 자신의 흩어진 심사를 추스르는 수행의 과정에 다름 아니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심사, 천근만근으로 억누르는 세속의 무게를 내려놓는 일이다. 위의 시를 따라가면 차를 내는 일이란 무언가를 풀어내는 일, 잔잔한 언저리에 네 미움의 항아리를 비워내는 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눈 맞추는 일, 여여로운 마음이 자라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차를 우리고 차를 내는 마음뿐 아니라 차를 심는 마음까지도 들뜬 심사를 가라앉히는 여여로운 마음이다. 이번 첫 시집으로 하여 김미선 시인은 새로운 봄을 맞았다. 시를 쓰는 즐거움은 늘 이렇게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데 있지만 그 봄은 매 시집마다 찾아오지는 않는다. 첫 시집은 당연히 봄을 가슴에 안은 것이지만 다음 시집부터는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갱신하고 넘어선 시인에게만 봄이 찾아온다. 자주, 오래, 그 벅찬 시의 봄을 가슴에 안을 수 있기를 바란다. ―최영철 시인
1부 물소리 수박본색 카쉬에서 불두화 바람의 거처 봄을 기다림 천주산 진달래 해거름 고봉밥 자갈치전어 며느리 쉼터 장안사 죽령터널을 지나며 처서 무렵 거미집 파도 2부 이팝나무 인연의 누수 쉰 화엄벌에서 낙화 유혹 사랑 폭설주의보 구월 코스모스 파도 선문답 건널목 앞에 서면 3부 풀 어떤 씨앗 변산 바람꽃 용서 차 씨를 심으며 시골 빈 집 고행 발자국을 엿보다 허공의 꽃 새벽 간이역 커피자술서 모호한 수평 자귀나무꽃 박제된 포구 회동수원지 등대섬 서설의 안부 폭설 4부 차를 내며 젖어든다는 거 수습하는 어둠 정물 1 정물 11 안개, 혹은 잠언 들꽃 정호 요 상추대 대나무 초상 에개해, 낯선 해변에서 단풍 소금꽃 사랑 가을 연화도에서 다이버의 禪 해설/최영철-여여로운 관용과 수용의 세계
해거름 저무는 산 모퉁이에는 하루치 계산을 끝내지 못한 해가 어슬렁 숲을 배회 한다 둥지 찾지 못한 새 몇 마리 연신 곁눈질로 지저귀고 노을 너머 낯선 어둠은 길을 잘 못 들었는지 머뭇머뭇 붉게 흔들렸던 꽃들의 길목만 바라본다 어디로 가야할지 바람이 골똘하다 떠나지 못하는 해와 다가서지 못하는 어둠 먹먹한 늪의 시간이다 길게 늙어버린 햇살이 그 속에 갇히고 설익은 시간이 숨을 죽이고 어둑어둑 젖어든 낮 그림자가 몸을 턴다 엉겨든 아쉬움이 발목을 잡는 안개라도 허우적대는 날에는 더욱 질펀하게 늪 속에 빠져 든다 불혹을 훌쩍 넘긴 회색 삶처럼 모호한 여인의 시간 삶을 셈하듯 잔잔한 시간의 결 속에서 하루가 숨을 고른다 -P22
김미선 [저]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고, 2003년 [문학예술]과 2010년 [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어떤 씨앗]이 있고, 현재 여성문학전문 계간지 [여기]의 편집위원과 부산여성문학인협회 회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김미선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뜨거운 쓸쓸함]은 군더더기 하나도 없는‘절제의 미학’을 통하여 내공의 단아함과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email: sun524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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