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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 최백규 시집
창비시선1 ㅣ 최백규 ㅣ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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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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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page/124*201*14/169g
  • ISBN
9788936424695/8936424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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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가 망가지더라도 시를 쓰자 아름답게 살자” 모두의 찬란했던 그 시절을 소환하는 시집 순백으로 빛나서 더욱 아름다운 청춘의 비망록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최백규 시인의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을 등단 8년 만에 펴내지만, 동인 시집(『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아침달 2019)과 앤솔러지 시집(『도넛 시티』, 은행나무 2020)을 통해 독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시인이다. 8년이라는 시간의 깊이만큼 탄탄히 다져온 내공이 역력한 이 시집은 장중하면서도 유려한 호흡과 고전적인 어투, 감각적인 이미지와 감성적인 언어로 쓸쓸히 사라져가는 삶의 풍경들을 재현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의 시간과 부조리한 세상의 그늘에서 불안하고 불우했던 청춘의 한 시절을 건너오는 동안 “상처와 성장통으로 하얗게 벼리어진 시편들”(정끝별, 추천사)이 뭉클하게 와닿는다. 젊은 시인들에게서는 보기 드문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자전적인 시집이다.
  • 다채롭게 펼쳐지는 청춘의 모습 부조리한 세계를 구원하는 따뜻한 사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 속에서 연민과 슬픔의 언어로 써내려간 “뜨거운 청춘의 비망록”(박상수, 해설)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어릴 적 자기가 살던 동네로 성큼 돌아간 느낌을 주며, 과거의 아픔을 살며시 돌이키며 보듬는 계기가 되어준다. 그것은 이 시집에 시인의 내밀한 고백이 깊숙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를 번역할 수 있다면 뜨거운 여름일 것”(「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이라는 말처럼 시인은 ‘1992년 여름’(출생)에서 출발하여 “너무 아름다워서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고 믿었”(「너의 18번째 여름을 축하해」)던 ‘18번째 여름’과 “길었던 소년이 끝”(「2014년 여름」)난 ‘2014년 여름’(등단)을 거쳐 지금 ‘2022년 여름’(시인의 말)에 이르기까지 자기 삶의 흔적을 처연하게, 하지만 아름답게 더듬어본다. “어려서 우울한 건지 우울해서 어린 건지 분간할 수 없었”(「천국 흐리고 곳곳에 비」)던 시절과 이 ‘여름’ 안에서 오로지 현재만을 뜨겁게 살아야 했던 청춘의 모습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불안한 청춘의 암담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가 잔광처럼 스며든 이 시집은 그럼에도 서정적이다. 최백규를 “신대철, 이성복, 기형도, 조연호, 박준의 계보”(해설)를 잇는 시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주변의 수많은 죽음을 목도한 시인은, 시집 곳곳에 절망과 비탄과 죽음의 향냄새를 드리워놓았지만 이 고통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사랑’을 말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순수하다. 죽음의 흔적과 생명의 빛이 만나는 이 자리에서 사랑의 영원을 말할 때 최백규의 시는 가장 아름답게 순백으로 빛난다. “사랑한다는 중얼거림이나 살려달라는 혼잣말도 엇비슷하게 들린다”(「유사인간」)라는 구절처럼, 이 시집에서 사랑한다는 속삭임과 살고 싶다는 다짐은 그 목소리의 파형이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여름에 ‘너’와 나누는 사랑 속에서 독자들은 따뜻한 구원을 느낄 수 있다. “살아서 너의 모든 나날이 좋았다” 방황하는 마음을 다독이는 아름다움 시인은 비극적 현실 앞에서도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살아남고자 한다. “살아서 너의 모든 나날이 좋았다”(「백야」)나 “사랑해, 태어나줘서 고마워”(「애프터글로우」) 같은 말 역시 세상에 만연한 절망과 죽음에 매몰되기보다는 살아남아 사랑하려는 의지를 충만하게 해준다. 시인은 등단 당시 당선 소감에서 “당신이 한없이 외로울 때 항상 곁에 머무르는 시인이 되겠다. 당신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약속이 첫 시집에 “세계가 망가지더라도 시를 쓰자 아름답게 살자”(「애프터글로우」)라는 다짐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하는 순간 오래도록 가슴이 울린다. “조금 늦은 사랑의 기도문이고, 아직 뜨거운 청춘의 비망록이며, 우리들의 빛나는 여름에 바쳐진 앨범”(해설) 같은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유일한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사랑에 관한 노래임에 틀림없다. 그 노래가 여전히 방황하는 수많은 마음들을 가만히 다독일 것이다.
  • 제1부 여름 과일은 왜 이리도 쉽게 무를까 향 열사병 섬광 개화 여름의 먼 곳 덫 화사 돌의 흉곽 숲 제2부 우리에게 사랑은 새를 기르는 일보다 어려웠다 너의 18번째 여름을 축하해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연착 장마철 열대야 이상기후 애프터글로우 휘파람 입하 대서 묘혈 백야 수목한계 무국적 이륙 천국을 잃다 제3부 우리가 그 여름에 버리고 온 것 우리가 죽인 것들이 자랐다면 무허가 건축 서천 묘적계 해종일 한적한 둑에 앉아 있었다 천국 흐리고 곳곳에 비 얼룩 폐막식 우리는 이미 늙었다 꽃 피는 계절에 치유 열꽃 불시착 제4부 돌아가고 싶은 세상이 있었다 미발매 아프지 않았다 유체 유해 유사인간 안식 지구 6번째 신 대멸종 2014년 여름 비행 해설|박상수 시인의 말
  • 곧 태어날 내가 꿈결에 아버지를 부르면 수화기를 든 영이 돌아보았다 아랫목에는 그의 늙은 아버지만이 잠들어 있었는데 아직 누구 하나 놓아주지 못했지만 아무리 씻어도 빈손에서 향냄새가 가시지 않는 시절이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 -「향」 부분 나를 번역할 수 있다면 뜨거운 여름일 것이다 (…) 단 한번 사랑한 적 있지만 다시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너의 종교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몇평의 바닷가와 마지막 축제를 되감을 때마다 나는 모든 것에게 거리를 느끼기 시작한다 누군가 학교에 불이 났다고 외칠 땐 벤치에 앉아 손을 잡고 있었다 운명이 정말 예뻐서 서로의 벚꽃을 떨어뜨린다 저물어가는 여름밤이자 안녕이었다, 울지 않을 것이다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부분 키스를 하면 멀리서 누군가 죽어간다는 말이 좋았다 (…) 문득, 지구가 몸속에서 또 심장을 밀어내었다 지평시차로 멀어질 때마다 전세계 성당은 천국으로 부서진 구조 신호를 보내고 신은 인간을 듣지 못한 척한다 십자가를 태워 올렸다 너무 아름다워서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고 믿었다 -「너의 18번째 여름을 축하해」 부분 신을 배운 이후로 미안하다는 말보다 죽이고 싶다는 마음이 많았다 (…) 지옥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안녕과 안녕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바늘 끝 위에 몇명의 천사가 쓰러질 수 있을까 -사랑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때쯤 결심한 것 같다, 세계가 망가지더라도 시를 쓰자 아름답게 살자 남은 인생을 모두 이 천국에게 주자 -「애프터글로우」 부분 영혼 속 별들이 부서질 때까지 안아주었다 우리가 피어나려면 그토록 무성히 아름다워야 하나 (…) 나는 열없이 시들 만한 고백을 채색하려 해봐도 숨이 희었다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나이였다 살아서 너의 모든 나날이 좋았다 -「백야」 부분 우리가 그 여름에 버리고 온 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아플까 (…) 몸속에 싱싱한 핏물이 돌고 돌아 우리를 다 태워버릴 때까지 멈추지 않는 이상 이 육체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호흡이 뜨거워질 정도로 쏘아 올리면 단 한번만이라도 빛날 수 있을까 창밖에는 눈발이 몰아치는 언덕이 적막하다 시리도록 흰 여름이다 -「폐막식」 부분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꽃이 추락하는 날마다 새들은 치솟는다는 소문이 떠돌고 창밖엔 하얀 유령들만 날렸다 (…) 두 발이 서야 할 대지가 떠오르면 세계 너머의 하늘이 가라앉고 나는 그 영원에서 기다릴 것이다 돌아가고 싶은 세상이 있었다 -「지구 6번째 신 대멸종」 부분
  • 최백규 [저]
  • 시인은 1992년 대구에서 태어나 명지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가 있다. 창작동인 ‘뿔’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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